푸치니 <투란도트 Turandot>

by 박인식

“자코모 푸치니가 작곡한 3막의 오페라이다. 1924년 푸치니가 후두암으로 사망하여 이 작품은 미완성으로 남았고, 3막 ‘류의 죽음’ 이후의 부분을 푸치니의 밀라노 음악원 후배이자 토리노 음악원장인 프란코 알파노가 토스카니니의 의뢰를 받아 푸치니의 스케치를 바탕으로 완성하였다.”


이 작품을 정리하려다 보니 이런 사실이 있었군요. 그동안 모르고 있었던 내용입니다.


제가 글을 올려 이미 알고 계시겠습니다만, 혜인 아범인 베이스 박영두가 이번 7월에 예술의 전당 기획 오페라인 푸치니 <투란도트>에 주인공 칼라프의 아버지 티무르 국왕으로 출연합니다. 그동안 국내 오페라에 몇 번 출연하기는 했습니다. 야외 공연으로 계획한 모차르트의 <마술피리>는 시작은 했는데 폭풍우 때문에 취소하고 다음 날 실내로 옮겨 공연했고, 베토벤 <피델리오>는 갈라 콘서트 형식으로 공연한 것이라 본격적인 오페라 데뷔는 아니었지요.


이번엔 예술의 전당에서 기획 오페라로 야심 차게 준비한, 그래서 많은 분이 기대하고 있는 본격 오페라에 출연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배역이 더블 캐스팅이어서 전체 4회 공연 중에 7/23(목), 7/25(토) 2회 출연합니다. 이번 공연은 개인적으로는 자식이 본격적으로 선을 보인다는 것 때문에 의미 있는 일인데다가, 이미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테너 백석종의 데뷔 무대로도 의미가 깊습니다.


혜인 아범은 2024년에 티무르 역에 롤 데뷔했습니다. 이후로 지금까지 모두 15회 무대에 올랐군요. (제가 기록 담당이지요) 2023년 5월 국제 오페라 축제 때 베르디 <나부코>에서 세계적인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가브리엘레)와 자카리아로 호흡을 맞춘 데 이어, 이듬해인 2024년 5월 오페라 축제 때 다시 투란도트와 티무르로 호흡을 맞추었습니다. 이때 칼라프 역에는 네트렙코의 남편이었던 요시프 에이바조프(Yusif Eyvazov)가 출연했지요. 이혼하고도 계속 함께 공연을 다니더군요. 흔한 경우는 아닙니다.


<투란도트>라고 하면 누구나 “공주는 잠 못 이루고(Nessun Dorma)”를 떠올립니다. 당연히 파바로티가 연상되지요. 저는 아직 그보다 나은 건 고사하고 그만큼이라도 편안하게 부르는 테너는 보지 못했습니다. 백석종 테너의 명성이 자자하던데, 제 편견을 보기 좋게 깨뜨려주기를 기대합니다.


○ 비스바덴 극장, 티무르 역

[2024년] 4/13, 4/21, 4/24, 4/28, 5/4, 5/8, 6/6, 6/22

[2025년] 8/31, 9/7, 10/4, 11/29, 12/30

[2025년] 1/16, 2/8

○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티무르 역 (예정)

[2026년] 7/23, 7/25


등장인물


○ 투란도트: 소프라노, 중국 공주

○ 칼라프: 테너, 타타르국의 왕자이자 티무르의 아들

○ 티무르: 베이스, 타타르국의 쫓겨난 왕

○ 류: 소프라노, 여종

○ 알투움 황제: 테너, 중국 황제

○ 핑: 바리톤, 중국, 수상

○ 팡: 테너, 중국 서무대신

○ 퐁: 테너, 중국 주방대신

○ 페르시아 왕자: 테너

○ 만다린: 바리톤, 중국 관리


줄거리


[제1막] 전설 시대 중국 북경 성벽 앞 광장


막이 열리면 한 관리가 나타나 포고문을 읽기 시작합니다.


“북경의 백성들이여 들어라. 황제의 딸 투란도트 공주는 자신이 내놓은 세 가지 수수께끼를 맞추는 왕가 혈통의 구혼자와 결혼할 것이다. 그러나 수수께끼를 풀지 못하는 자는 참수형에 처한다. 페르시아 왕자가 도전했지만 실패하고 말았다. 달이 떠오르면 그의 목은 망나니의 칼에 떨어질 것이다.”


이때 군중에 떠밀려 쓰러진 한 노인을 지나가던 젊은이가 부축합니다. 노인은 타타르 왕국에서 축출되어 유랑생활을 하던 티무르이고 도와준 젊은이는 아들 칼라프 왕자입니다. 두 사람은 우연한 재회를 기뻐하고 티무르는 망명 생활 중 자신을 돌봐준 여종 류를 칼라프에게 소개합니다. 류는 옛날부터 남몰래 칼라프 왕자를 사모해 왔지요.


달이 떠오를 때가 가까워지자 군중들이 모여듭니다. 사형집행인들의 칼 가는 소리에 맞춰 군중들은 “숫돌을 돌려라. 도끼를 갈아라.”하며 사형집행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습니다. 이때 동자승 무리가 군중들 사이를 지나가며 슬픈 곡조의 중국 민요를 노래합니다. 밤은 더욱 깊어가고 형장으로 끌려가는 페르시아 왕자의 행렬이 군중 앞을 지납니다.


백성들은 합창으로 투란도트 공주에게 자비를 애원하지만, 궁궐 망루에 나타난 투란도트 공주는 얼음같이 차가운 표정으로 사형집행을 지시합니다. 이때 멀리서 투란도트 공주를 지켜보던 칼라프는 공주의 아름다움에 넋을 잃고 맙니다. 페르시아 왕자는 형장으로 이끌려가고 광장에는 칼라프, 티무르, 류만 남습니다.


칼라프가 아버지 티무르에게 자신은 투란도트 공주에게 반했다고 말하고는 티무르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차지하기 위해 수수께끼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합니다. 칼라프가 궁궐을 향해 뛰어가는데 갑자기 가면을 쓴 세 명의 중국 관리 핑ㆍ팡ㆍ퐁이 나타나 칼라프를 가로막으며 “멈춰라! 아름다운 공주라도 얼굴 하나에 손발 두 개씩 있는 보통 여자일 뿐. 목숨이 아까우면 빨리 돌아가라!”고 경고합니다. 핑ㆍ팡ㆍ퐁이 우스꽝스럽고 과장된 몸짓으로 칼라프의 무모함을 조롱하지만, 칼라프는 “승리는 나의 것, 투란도트는 나의 사랑”이라며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티무르가 나이 든 아버지를 버리느냐며 비탄에 빠지자 옆에 있던 류가 왕자에게 다가가 흐느끼며 아리아 “들어보세요, 왕자님 (Signore Ascolta)”을 노래합니다. 그러나 류의 애원에도 칼라프는 아리아 “울지마라 류 (Non piangere Liu)”를 부르며 아버지 티무르를 부탁한다는 말만을 남긴 채 도전에 나섭니다. 칼라프, 티무르, 류, 핑ㆍ팡ㆍ퐁, 그리고 합창이 가세한 장대한 피날레가 펼쳐지는 가운데 결국 칼라프는 징을 세 번 울려 공주의 수수께끼에 도전하겠다고 나섭니다. 티무르와 류는 충격에 빠지고, 핑ㆍ팡ㆍ퐁은 왕자를 조롱하는 가운데 칼라프는 단호한 표정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류 “들어보세요, 왕자님 (Signore ascolta)”

https://www.youtube.com/watch?v=OIIDnoxQr74&list=RDOIIDnoxQr74&start_radio=1


칼라프 “울지마라 류 (Non piangere Liu)”

https://www.youtube.com/watch?v=IMQT9tp-VfA&list=RDIMQT9tp-VfA&start_radio=1


[제2막 1장] 북경의 누각


핑ㆍ팡ㆍ퐁 세 명의 관리들이 모여 공주에게 도전장을 낸 왕자 칼라프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지금까지 수수께끼를 풀지 못해 사형당한 남자는 셀 수 없이 많은데 칼라프는 호랑이해인 올해만 13번째 도전자에 해당한답니다. 지나간 세월의 무상함과 고향 호난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하면서도 투란도트 공주가 사랑에 눈을 떠 중국에 다시 한번 평화가 깃들기를 염원합니다.


[제2막 2장] 왕궁 앞 광장


공주의 수수께끼를 풀 시간입니다. 황제 알투움이 먼저 나와 도전자 칼라프를 만류하며 목숨을 아깝게 여기라고 말하지만 칼라프는 자신만만합니다. 이윽고 공주가 등장해 아리아 “옛날 이 궁전에서(In questa Reggia)”를 노래합니다. 저 옛날, 궁궐에 쳐들어온 외국군대가 로우링 공주를 능욕하고 죽인 사실을 이야기하며, 그 공주의 원한을 풀어주기 위해 외국에서 온 젊은이에게 풀기 어려운 수수께끼를 내어 복수해 왔으며, 아무도 자신을 차지할 수 없다고 말하지요. 공주가 도도하고 위협적인 자세로 “이방인이여, 수수께끼는 세 개, 그러나 죽음은 하나(Gli enigmi sono tre, la morte una!)”라고 말하자 이를 되받아 칼라프가 “수수께끼는 세 개, 생명이 하나 (Gli enigmi sono tre, una e la vita!)”라고 받아칩니다. 드디어 나팔이 울리면서 수수께끼가 시작됩니다.


투란도트 “옛날 이 궁전에서(In questa Reggia)”

https://www.youtube.com/watch?v=SdfvMBvLm_o&list=RDSdfvMBvLm_o&start_radio=1


투란도트 “이방인이여, 수수께끼는 세 개, 그러나 죽음은 하나(Gli enigmi sono tre, la morte una!)”

https://www.youtube.com/watch?v=dJ4GKq_PsqA


첫 번째 수수께끼

공주: 그것은 어두운 밤을 가르며 무지개 빛으로 날아다니는 환상. 모두가 갈망하는 환상. 그것은 밤마다 새롭게 태어나고 아침에 되면 죽는다.

왕자: 그것은 “희망 (La Sprenza)”


두 번째 수수께끼

공주: 불꽃을 닮았으나 불꽃은 아니며, 생명을 잃으면 차가워지고, 정복을 꿈꾸면 타오르고, 그 색은 석양처럼 빨갛다.

왕자: 그것은 “피 (Il Sangue)”


세 번째 수수께끼

공주: 그대에게 불을 주며 그 불을 얼게 하는 얼음. 이것이 그대에게 자유를 허락하면 이것은 그대를 노예로 만들고, 이것이 그대를 노예로 인정하면 그대는 왕이 된다.

왕자: 그것은 바로 당신, “투란도트 (Turandot)!”

라프가 모든 수수께끼를 풀어내자 공주는 매우 당황해하며 “모욕적으로 쳐다보지 마라. 나는 네 소유가 되진 않는다”고 소리칩니다. 그러나 황제는 맹세는 신성한 것이라 말하고, 군중들도 이에 가세한다. 이때 칼라프가 한 가지를 제안합니다. “새벽녘까지 내 이름을 알아내 보시오. 알아맞힌다면 그대의 승리. 원한다면 내가 죽으리다.”


[제3막] 왕궁의 정원


칼라프가 계단에 비스듬히 몸을 기대고 있는데, 저 멀리서 “왕자의 이름을 알아낼 때까지 잠들어선 안 된다”며 공주의 명령을 전하는 사자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칼라프가 일어서서 사랑의 승리를 확신하는 아리아 “공주는 잠 못 이루고”로 알려진 “Nessun Dorma”를 노래합니다.


칼라프 “공주는 잠 못 이루고(Nessun Dorma)”

https://www.youtube.com/watch?v=cWc7vYjgnTs&list=RDcWc7vYjgnTs&start_radio=1


갑자기 핑ㆍ팡ㆍ퐁이 달려 나오며 왕자에게 이름을 밝히라고 위협합니다. 칼라프가 거절하자 그들은 반라의 여자들과 보물을 들이대며 끊임없이 왕자를 회유하고 북경의 백성들도 왕자의 이름을 알아내지 못하면 자신들이 죽게 되니 제발 북경을 떠나달라고 애원과 협박을 되풀이합니다. 이때 위병들이 티무르와 류를 끌고 나오는 걸 본 백성들은 이들 두 사람이 칼라프와 함께 있는 것을 보았다고 말하며 환호성을 올립니다. 투란도트 공주가 등장해 티무르를 고문하려고 하자 류가 왕자의 이름을 알고 있는 것은 자신뿐이라며 티무르의 앞을 막아서지요. 하지만 잔혹한 고문에도 류는 끝내 왕자의 이름을 말하지 않자 이를 의아하게 여긴 투란도트가 류에게 이유를 묻자 류는 아리아 “가슴 속에 숨겨진 이 사랑(Tanto amore, segreto)”을 노래합니다. 공주는 초조해하며 류를 죽일 마음을 품고, 죽음을 직감한 류는 “얼음장 같은 공주님의 마음도(Tu, che di gel sei cinta)”라는 최후의 아리아를 마치고 위병의 단검을 뽑아 자결합니다. 그녀의 희생에 깊은 감명을 받은 사람들은 칼라프와 공주만 내버려 두고 슬픔에 빠진 티무르를 뒤쫓으며 류의 시신을 운반합니다. (푸치니가 작곡한 것은 여기까지입니다.)


류 “가슴 속에 숨겨진 이 사랑(Tanto amore, segreto)”

https://www.youtube.com/watch?v=xbP95pojFLg&list=RDxbP95pojFLg&start_radio=1


류 “얼음장 같은 공주님의 마음도(Tu, che di gel sei cinta)”

https://www.youtube.com/watch?v=g4dlATlrf0E&list=RDg4dlATlrf0E&start_radio=1


티무르 “류… 사랑스러운 류여…(Liù… dolce Liù…)”

https://www.youtube.com/watch?v=VIJB2L7CgNU&list=RDVIJB2L7CgNU&start_radio=1


이제 칼라프와 투란도트만 남았습니다. 칼라프는 투란도트에 다가가 그녀의 얼굴을 감싼 베일을 벗겨버리고, 거세게 거부하는 투란도트를 억지로 껴안으며 격정적으로 키스합니다. 공주는 크게 화를 내지만 칼라프가 더욱 열정적으로 사랑을 호소하자 공주의 차가운 마음도 점점 녹아 눈물을 흘립니다. 날이 밝아 새벽이 되자 왕자는 공주에게 “이제 공주는 나의 것, 내 이름도 목숨도 공주에게 바치리라. 나는 타타르의 왕자 칼라프”라고 자신의 이름을 밝힙니다. 곧이어 심판의 시간을 알리는 나팔 소리가 울려 퍼지고 황제가 나타납니다. 공주는 아버지 알투움에게 “이 젊은이의 이름을 알아냈습니다. 그것은 바로 사랑(Amor)!”이라고 소리높여 외치고, 칼라프가 공주를 뜨겁게 포옹하며 주위 사람들이 두 사람의 사랑을 축복하는 가운데 막이 내립니다.


♣ 줄거리 출처: 황지원, 웹진 Go Classic, 2000.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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