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의 지혜로 보는 요즘 아이들
당신은 운전 중입니다. 제한 속도를 준수하며 시속 60km로 달리던 중 마침 사거리 신호등에 초록 불이 들어옵니다. 오늘은 운이 좋다고 생각하며 사거리를 통과하는데 좌측에서 대형 트럭이 돌진해 옵니다.
"어어!"
쾅!
…….
당신은 낯선 천장에서 눈을 뜹니다. 지끈거리는 머리에 절로 인상이 찌푸려집니다.
"으으……."
"어머! 환자분! 의사 선생님 모셔 올 테니 잠시만 누워서 기다려주세요!"
간호사가 금세 의사를 불러옵니다.
"환자분. 제 말 들리세요?"
"네. 들립니다."
"환자분은 3일 전에 교통사고를 당하셨습니다. 큰 수술을 하셨어요. 출혈이 심했지만 다행히 제때 병원에 도착하셔서 수혈을 받으셨고요. 손상된 장기도 없고 얼굴도 긁힌 상처만 있으십니다."
"3일이나 지났다고요? 그래도 살았다니 불행 중 다행이네요."
당신은 안도의 한숨을 내쉽니다. 하지만 이어지는 의사의 말에 식은땀이 환자복을 적십니다.
"네, 그런데 안타깝게도……. 교통사고 현장에서 환자분의 손가락 하나를 발견할 수가 없었어요."
"예?"
"한번 손을 들어서 확인해 보시겠어요?"
당신은 확인하기가 두려워 한동안 움직이지 못한 채 의사의 얼굴만 멍하니 바라봅니다.
만약 여러분이 이런 상황에 처한다면, 이불 속에서 양손을 꺼냈을 때 어느 손가락이 없었으면 좋겠나요?
…….
대부분의 사람은 소지나 약지 손가락이 없기를 바랍니다. 단 한 사람도 엄지나 검지 손가락이 없기를 바라는 사람은 없습니다.
이렇듯 여러분이 평소에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을 뿐 여러분의 신체 안에서도 귀천은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세상 모든 곳 모든 것에 귀천이 있죠. 그렇다면 귀천은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요?
명리학에서 말하는 귀천의 기준은 '개수'입니다.
개수가 적으면 귀합니다.
개수가 많으면 천합니다.
현실과 부합하는 몇 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물건을 쥐려면 반드시 엄지손가락이 필요합니다. 엄지손가락은 양손에 하나씩밖에 없습니다. 만약 어느 손이든 엄지손가락을 잃어버린다면, 그 손으로는 물건을 쥐기가 어려워집니다. 못 쓰는 손이 되는 것이지요.
총은 보통 검지 손가락으로 쏩니다. 그런데 검지손가락이 없다면 중지 손가락으로 쏴도 됩니다.
약간은 불편하겠지만 큰 문제는 없지요. 즉 손에서 가장 귀한 손가락은 하나밖에 없는 엄지손가락입니다.
여러분의 눈은 두 개입니다. 눈 하나를 잃어도 앞을 볼 수 있죠. 그렇게 눈 하나를 잃은 다음은 어떤가요? 나머지 눈 하나를 더 잃으면 앞을 볼 수 없습니다. 이제 하나밖에 안 남았으니까요.
눈이 두 개 있을 때는 눈 하나의 가치는 잃어버려도 괜찮은 것입니다. 그런데 눈이 하나밖에 없을 때는 절대 잃어선 안 되는 것입니다.
즉 개수가 많을 때 눈은 천해지고
개수가 적을 때 눈은 귀해집니다.
자녀가 있으신가요? 몇 명인가요? 어떤 분은 한 명일 수도 있고, 어떤 분은 열 명일 수도 있습니다. 위 두 사람 모두 자녀를 한 명씩 잃으면 어떨까요?
자녀가 한 명밖에 없는 사람은 자녀를 모두 잃었습니다.
자녀가 열 명이나 있는 사람은 자녀가 아홉 명이나 남았습니다.
물론 자녀를 잃는 슬픔은 타인이 이해할 수 없겠지요. 하지만 자녀가 한 명밖에 없던 사람이 더 슬플 것이고 자녀가 열 명이나 있던 사람은 나머지 아홉 명을 보며 위안 삼아 조금은 더 쉽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산업혁명이 이루어지기 전에는 피임기구가 없어서 아이를 많이 낳았습니다. 흥부네 대가족처럼요. 그러나 동화와 달리 현실에서는 쉽게 아이를 버렸죠. 산업혁명이 이루어지기 전에는 농작물도 부족했거든요. 하지만 그때도 아이가 한 명인 신혼집에서는 아이를 버리지 않았을 겁니다.
하나밖에 없는 자녀는 귀하고
열 명이나 있는 자녀는 천하기 때문입니다.
요즘 한국은 출생률 꼴찌인 나라입니다. 드문드문 자녀가 있는 집들도 외동아들, 외동딸이죠. 그래서 요즘 부모님들은 아이를 귀하게 키웁니다. 우리 부부의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자녀니까요. 이제 왜 귀천의 기준이 '개수'인지 이해되시나요?
브런치에서는 굳이 사주팔자를 해석하는 글을 쓰진 않을 겁니다. 왜냐하면 명리학은 수천 년 내려온 동양의 지혜니까요. 사주 타령을 하지 않아도 그 지혜는 충분히 유용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