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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밤새 Feb 04. 2024

12키 스케일 연습이 어려운 분들을 위해



표 1. 테트라코드(Tetra Chord) 기반 12키 표현


테트라코드의 개념은 한참 전에 형에게 스치듯 들었고, 용어는 최근 유튜브 채널 <라라의 피아노 스튜디오> 에서 처음 들었다. 테트라코드란 쉽게 말해 <도레미파> 구성을 2개 붙여 놓으면 현대음악에서 사용하는 음계가 된다는 이야기다. <도레미파> 구성이란 조금 더 유식하게 말하면 완전 4도 구성으로서 온음 2개 + 반음 1개로 이루어진 음계를 말한다. ('도레미파솔라시도'는 결국 '도레미파도레미파'라는 말)



참고 : https://m.blog.naver.com/ani19kho/90108435394



위의 표는 조표가 붙는 순서를 # 방향으로 테트라코드 형식대로 표현한 것이다. C키의 5, 6, 7, 8음은 G키의 1, 2, 3, 4음으로 공유된다. 그러면 12키(피아노의 옥타브 내 12건반)라고 하면서 C 다음에 C# 식으로 하지 않고, 왜 G키로 껑충 뛰었을까? 도레미파솔라시도 형식(3-4, 7-8음 반음, 나머지 온음 / 다이어토닉 스케일 = 온음계 = 장음계 = 메이저 스케일) 으로 음계(스케일)을 만들어보면 알겠지만, G키(# 1)와 F키(♭1)가 조표가 제일 적게 붙는다. 순서대로 하려고 C키 다음에 C#(D♭)으로 만들어보면 ♭을 무려 6개 붙여야 메이저 스케일이 만들어진다. #이 하나 붙는 키가 G키인 것도 테트라코드와 관련이 있다. 메이저 스케일의 8개의 음(도레미파솔라시도) 중 8음은 옥타브 위의 음일 뿐 음정의 위치(구조) 상 1음과 동일하다. 이 제 8음이 원래 자기 자리인 1에 가지 않고 7음 뒤에 맞물리면서 불행이 시작된다.(꼬이기 시작한다. 복잡해진다. #과 ♭이 생겨난다.) 그러니까 123456781234... 이런 구조가 아니라 12345671234... 이런 구조라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원래 음 위치에 다른 음이 들어오면서 #과 ♭을 붙여야만 메이저 스케일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12341234의 완전한 대칭구조로 만들지 않고, 왜 8음 자리에 다시 1음을 넣는 구조로 음계를 만들었을까? 그건 평균율이라든지 더 깊은 음악 세계라 나도 모른다. 단지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흔한 음악 선생님의 말씀처럼 '12키 조표가 붙는 순서를 외워야 합니다. 5도권이 중요하니 외우세요'가 싫다는 것이다. 외우기 전에 '왜'를 생각하는 것은 당연히 대상을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음악에서 5도(완전 5도)는 매우 중요한데, 원어(영어)로 perfect한 5도란 뜻 그대로다. 완전한 음정이란다. 배음의 관점에서 보면 완전 5도의 1도와 5도는 소리의 진동수가 2:3 으로 정수 비례한다(그래서 듣기에 좋은 화음이 형성된다고 한다). 그런데 테트라코드로 보면 이 5도도 결국 다시 1도의 자리로 돌아온 것이다.(위 표1) 그래서 C키의 5678음은 G키의 1234음과 공유된다. 단 C키의 7음일 때는 Bdim 이었던 코드가 G키의 3음일 때는 Bm 코드가 되는 것이 다른 점이다. 키가 바뀔 때(조표가 하나씩 늘 때)마다 재활용하지 않고 새로 생성되는 코드는 딱 3개다. 정리하며 이렇다. 


2도m → 5도M / 4도 → 7도dim / 7도dim → 3도m


아까 말한 8도 자리에 1도가 물고 들어가는 원리 때문에 위와 같은 현상이 생긴다.


그렇다면 12키의 스케일 연습을 어떻게 하는 게 효과적일까? 내가 해보니 한 키에서 해당 코드를 자리바꿈(기본, 1전위, 2전위) 포함해서 완벽하게 숙달한 후 다음 키 연습으로 넘어가는 게 좋다. 기초를 완벽하게 하겠노라며 처음부터 12키를 돌리는 건 비추다. 한 키의 코드 자리에 익숙해지면 다음 키에서 모르는 키는 위 3개 밖에 안 나온다. 이 3개 코드도 기존 코드에서 구성음 한 개를 반음 이동하는 정도이므로 그렇게 어렵거나 낯설지 않다. 그러니 아래 5도권에서 오른쪽으로 돌면서 조표가 늘어날수록 점점 더 익숙해지고 부담이 줄어들며 자신감이 생길 것이다. 아는 코드가 계속 나오니까 말이다. 12키를 연습해 보지 않은 사람은(이전의 나처럼) 12키의 모든 코드가 새롭고 낯선 줄 알고 지례 겁먹고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코드워킹을 할 때도 코드를 항상 악보상 위로, 피아노 건반상 오른쪽으로 쌓는다는 고정관념을 버릴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1도 3화음(C코드 / 도미솔)과 5도 3화음(G코드 / 솔시레)는 5음(솔)을 공유한다. 5도 코드를 C키의 5도에서 쌓았기 때문에 당연한 얘기다. 코드는 1-3-5 형식으로 쌓기 때문에 1도 코드의 5음은 5도가 된다. 



표 2. 5도권(출처: Musica)



그림 1. C코드와 G코드는 C키의 5음을 공유한다.



그림 2. 공유하는 5음을 기준으로 G키의 구성음을 아래(왼쪽으)로 쌓는다.



그림 2처럼 5도 코드(G코드) 구성음을 쌓으면서 생각해 보면 1도와 5도 코드에서 공유하는 5음을 기준으로 잡아서 1도 코드(도미솔)의 1음을 반음 내리고, 3도를 온음 내리면 5도 코드(시레솔)가 된다는 걸 알 수 있다. 아까 말한 음악의 음계가 옥타브를 통한 음들의 무수한 반복(중복)이 원리이므로 코드를 이해할 때 이 원리를 잘 생각해 보면 도움이 된다. C키 기준 2도 코드(레파라)도 1음을 온음 내리면 4도 코드(도파라)가 된다. 그것은 3도씩 쌓는 화음이 옥타브를 넘어가면 결국 절대 음역만 다를 뿐 옥타브 아래의 음과 같은 음정을 사용하므로, 멀리 갈 필요없이 옥타브 아래 혹은 가까이 있는 같은 음정을 잡아주면 되는 원리다. 코드를 이리저리 이동(코드워킹)해 보면 코드 구성음 하나를 고정해 두고, 나머지 구성음을 반음 혹은 온음 올리거나 내리거나, 구성음 전체가 이동하더라고 반음 혹은 온음 거리로 이동함을 알 수 있다. 결국 코드워킹은 뛰어봤자 벼룩이다. 


또 한가지 조표는 #이 7개, ♭이 7개, 조표 안붙는 C키 이렇게 총 15개의 키가 나와야 하는데 왜 12키일까? 피아노 건반은 옥타브 안에서 12개가 확실하다. 흰 건반 7개, 검은 건반 5개다. 그런데 왜 그럴까? 그 이유는 #이 5개 붙는 B키는 ♭이 7개 붙는 거랑 같은 키다.(음정의 위치가 같다) 또 ♭이 5개 붙는 D♭키는 #이 7개 붙는 거랑 결과가 같다. G♭키는 #을 6개 붙이나 ♭을 6개 붙이나 같은 건반이다. 이렇게 중복이 3개 빠져서 12키가 된다. 


표 1을 유심히 보면 조표가 붙는 순서와 원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조표가 붙는 순서도 결국 5도권이다. 오른쪽(#)으로 돌면 5도 상행이고 - 도레미파솔(C키), 솔라시도레(G키), 레미파솔라(D키)... - 왼쪽(♭)으로 돌면 5도 하행 - 도시라솔파(C키), 파미레도시(F키), 시라솔파미(B♭키)... - 이다. (#, ♭ 생략) 그런데 또 5도 상행은 4도 하행과 같고, 5도 하행은 4도 상행과 같다. ㅎㅎ 말이 헷갈릴 수 있으나 별 것 아니다. 이 또한 옥타브를 통한 음의 반복(중복) 때문에 생기는 현상으로 도에서 솔까지 가려면 위로 가면 5도(도레미파솔) 만큼의 거리이고, 아래고 가면 4도(도시라솔) 만큼의 거리란 얘기다. 역시 도에서 파까지 가려면 아래로 가면 5도(도시라솔파) 만큼의 거리이고, 위로 가면 4도(도레미파) 만큼의 거리란 얘기다. 그래서 이 4도와 5도는 완전하다고(완전 4도, 완전 5도) 하는 모양이다. 오른쪽으로 가느냐, 왼쪽으로 가느냐에 따라서 같은 음정이 5도도 되고, 4도도 된다. 


음악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 고수도 초보도 아닌 어정쩡한 사람일수록 이러한 원리를 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화성학, 스케일, 코드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려면 말이다. 



정리하자면 


1. 표 1을 통해 테트라코드 형식으로 조표가 붙는 순서와 거기에 따르는 코드들의 구성을 이해한다.


2.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5도권 다이어그램 이미지를 한번 더 이해한다.


3. 스케일 연습은 한 키에서 충분히 한다. 양손 손가락 연습과 스케일 내의 끊김없는 코드워킹까지

   (3화음 기준 / 그런 다음 다음 키로 넘어가면 연습이 훨씬 수월해진다)


4. 코드워킹을 할 때 코드 구성음의 자리바꿈이라는 개념보다는 어떤 코드 구성음(주로 다른 코드 구성음과 공유되는 동일음)을 기준으로 어떤 방향으로 코드를 쌓을 것인지의 관점으로 연구한다.


5. 코드의 이동이란 결국 기준 코드의 인접음이므로 낯선 코드에 두려워하지 말고, 피아노 건반이나 기타 지판이 우선 눈에 익고, 손가락에 익숙해질 때까지 반복한다. 



이렇게 연습하면 12키의 스케일과 그 스케일 상의 코드 이동을 어느 정도 자유롭게 할 수 있을 것이다. 12키 스케일은 요리로 말하면 기초 식재료와 같다. 하지만 너무 스케일 연습에만 매몰되는 것도 좋지 않다. 개인적인 의견은 풍성한 음악적 식견을 얻기 위해서는 스케일 연습, 손가락 연습, 곡 연주, 곡 반주를 병행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생각이다.



쉽게 설명하려 했는데, 글로 쓰다보니 쉽지 않다. 스케일을 공부하고 연습하는데 어중간하게 알듯 모를듯 어려움을 겪는 분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 소림사에서 청소 열심히 하다 보면 결국 무예를 익힐 수 있다. 음악 공부가 힘들게 느껴져도 알고 보면 별 것 아니다. 모든 음악인들이여, 기죽지 말고 계속 해 봅시다!!!


※ 조표가 붙으면서 정해지는 키의 이름을 외우고 싶은 분이 있다면 CF 찍는 옛날 아이돌 GD와 요새 아이돌 AEB(아이브)를 기억하면 된다. 오른쪽으로(#) 돌면 이렇다.


C - GDAEB - G♭D♭A♭E♭B♭ - F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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