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목적에 의한 위험한 저작권 위반 가능성

예전에 한 정부기관에서 진행하는 공익사업에 타당성 평가 심사를 간 적이 있다.

시중에 파는 애니메이션 DVD를 사다가 지역 보육원 등에 보내는 사업을 용역을 주어 업체를 통해 진행하고자 하는 사업이었다.

저작권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나의 지적에 변호사 검토를 받은 사업이라고 하며, 담당자는 아래와 같은 근거를 기반으로 저작권 문제가 없다고 했다.

저작권법 제29조(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는 공연·방송) ①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고 청중이나 관중 또는 제삼자로부터 어떤 명목으로든지 대가를 지급받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공표된 저작물을 공연(상업용 음반 또는 상업적 목적으로 공표된 영상저작물을 재생하는 경우는 제외한다) 또는 방송할 수 있다. 다만, 실연자에게 일반적인 보수를 지급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개정 2016. 3. 22., 2023. 8. 8.>

②청중이나 관중으로부터 해당 공연에 대한 대가를 지급받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상업용 음반 또는 상업적 목적으로 공표된 영상저작물을 재생하여 공중에게 공연할 수 있다. 다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개정 2016. 3. 22., 2021. 5. 18., 2023. 8. 8.>

하지만, 나는 계속 본 사업이 저작권 위반 소지가 있다는 문제를 지적했고, 심사평에도 저작권 문제를 저작권자와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을 넣었다.

내가 그 애니메이션의 저작권자라면 기분 나빴을 것이다.

비영리적 목적으로 관람료나 대가를 받지 않고 학교, 교회 등 특정한 교육기관에서 상영하는 경우에 한해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도 상영이 가능하다.

이런 경우 따로 저작권자의 허가를 받지 않고 공익적인 사업이므로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 사실은 조심해야 한다

정부 기관에서 시중에서 판매되는 DVD를 구매하여 보육원 등 여러 곳에 보내는 공익적 사업을 업체에 용역을 주어 진행하려는 이경우에도, 저작권 문제는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DVD는 대부분 저작권자의 권리가 보호되는 저작물이다. 단순히 DVD를 구매했다고 해서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복제, 배포, 공중 상영 등이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특히, 저작권법상 ‘공연권’에 해당하는 영상물을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 상영하거나 배포하는 경우, 저작권자의 명시적 허락이 필요하다.

이는 내가 음반을 샀다고 해서 ( 음반을 요새 사는 사람이 있을까.. 는 별개로 치고) 그 음악을 복제하여 친구들에게 나눠줄 수 없는 것과 같다.

법령 및 판례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점을 참고할 수 있다.

저작권법 제24조의 2에 따른 공공저작물 자유이용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업무상 작성하거나 저작재산권을 보유한 저작물에 한하며, 시중에 판매되는 DVD 등 민간 저작물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시중에서 구입한 DVD를 보육원 등에 배포하는 행위는 저작권자의 배포권 침해가 될 수 있으며, 별도의 허락 없이 공공기관이 수행하는 공익사업이라 하더라도 저작권을 면제받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저작권법 제29조에 따르면 비영리적 목적으로 관람료나 대가를 받지 않고 학교, 교회 등 특정한 교육기관에서 상영하는 경우에 한해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도 상영이 가능하나, 이는 ‘상영’에 한정되고 복제 및 배포 행위는 별도로 저작권 허락이 필요할 수 있다.

DVD방이나 영화감상실과 같은 상업적 장소에서 무단 상영하는 것이 저작권 침해로 판시된 사례가 있음에 비추어, 허가 없이 여러 곳에 배포하여 상영하는 행위는 법적 위험이 있다.

따라서, 공익 목적이라 하더라도 시중에서 구매한 DVD를 별도의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보육원 등에 배포하거나 상영하는 것은 저작권 침해 소지가 크다. 안전하게 사업을 진행하려면 저작권자 또는 저작권 관리 단체로부터 명확한 이용 허락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만약 저작권자의 허락이 어려운 경우, 공공저작물이나 저작권 이용 계약이 해결된 교육용 콘텐츠 등 별도의 저작권 이용이 가능한 자료를 사용하는 방안을 권고한다.

많은 분들이 오해하는 부분이 "공익을 위한 일이니까 저작권은 상관없을 거야"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실제로는 공익성이 있어도 저작권자의 권리는 보호받아야 한다. 좋은 목적이라고 해서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할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