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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뜨고 TTGO May 21. 2019

세계 3대 석양을 찾아서!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퇴근 무렵 붉게 물드는 노을을 바라볼 때면  언젠가 세계 3대 석양을 내 눈으로 직접 보겠다는 버킷리스트를 마음 속에 간직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정말 거짓말처럼 세계 3대 석양 중 하나인 코타키나발루의 석양을 보러 떠날 기회가 갑작스레 찾아왔고, 여유 있게 준비할 겨를도 없이 며칠 만에 항공권 발권부터 숙소 예약까지 모든 게 일사천리로 진행돼 정말 내가 떠나는 건지 실감이 나지 않을 정도였다.


  과연 세계 3대 석양 중 한 곳으로 손꼽히는 코타키나발루의 석양은 어떤 모습일지 기대하며 하루하루 열심히 근무하다가 드디어 코타키나발루로 떠나는 날!

  늦은 밤 출발하는 비행 스케줄 덕분(?)에 회사에 출근한 다음 바로 공항으로 향했다. 밤 늦게 출발하면 피곤하긴 하지만 그래도 연차 하루가 아쉬운 직장인에게는 휴가를 세이브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오히려 반가울 따름이었다.



출발 전 미리 코타키나발루의 날씨를 확인했을 때는 일정  내내 흐리거나 비가 예보되어 혹여나 석양을 보지 못하면 어쩌나 라는 걱정했는데 다행히 도착했을 때는 날씨가 맑기만 했다.

어떤 사람은 4박5일 일정 내내 흐리거나 비가 내려 그 좋다는 코타키나발루의 석양을 하루도 보지 못했다고 했는데 나는 얼마나 행운아인지 감사한 생각이 들었다.

  그게 무엇이 되었든 세상에 당연한 건 없는데 우리는 가끔 그 사실을 잊고 있는 건 아닐까? 이렇게 파란 하늘도, 가족들도 당연하게 여길 것이 아니라 그 소중함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또 여행을 통해 배우게 된다.



코타키나발루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했던 건 바로 석양 투어! 이곳에 온 목적이 바로 아름답기로 유명한 세계 3대 석양을 보러 온 것이니 당연했다. 석양 투어는 시내에서 차량으로 1시간 반 전도 이동해야 하기에 역시 아름다운 석양은 거저 볼 수 있는게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번 말레이시아까지 비행기를 타고 날아와서 또다시 차를 타고 왕복 3시간을 달려야 만날 수 있는 석양은 과연 얼마나 아름다울지 기대된다.


  선착장에 도착하면 준비된 보트를 타고 바다로 나가는데 가는 동안 사람들은 서로 사진도 찍어주며 코타키나발루의 아름다움 석양을 곧 만날 생각에 들뜬 기분을 감출 수가 없다.



드디어 도착한 석양 관람 포인트! 우리가 도착했을 때 서서히 해가 넘어가기 시작했는데 시시각각 달라지는 하늘의 색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왜 이곳이 세계 3대 석양 중 하나로 손 꼽히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어느 순간에는 보랏빛이다가 갑자기 하늘에 불이라도 난 것 마냥 온통 붉게 물드는데 하늘이 선물해주는 아름다운 석양을 보면서 역시 여기까지 오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 온 사람들은 저마다 코타키나발루의 석양을 배경으로 사진을 남기느라 바빠 보인다. 하긴 살아가면서 언제 또 이렇게 아름다운 석양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

  여행 뿐만 아니라 우리의 인생도 "Now or Never" 라는 마음으로 매순간 최선을 다해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코타키나발루에는 석양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아름다운 석양에 견줄 만큼 아름다운 볼거리가 또 하나 있는데 바로 세계에서 몇 남지 않은 반딧불이 서식지가 이 곳에 있다는 사실!

  차량을 타고 왕복 세 시간이 걸리는 만큼 이왕이면 석양 투어를 한김에 반딧불투어까지 함께 즐기고 오는 것을 추천한다. 석양을 보고 나면 곧 어둠이 내리기 때문에 석양에 이어서 반딧불까지 한 번에 함께 즐길 수 있으니 일석이조인 셈!


  곧 어둠이 찾아오고 다시 보트를 타고 반딧불을 찾아 나섰다. 세계적인 반딧불 서식지인 만큼 반딧불을 만나는 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는데 그 수가 상상했던 것 이상이었다. 반딧불들이 앉아 있는 나무가 마치 전구가 반짝이는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아름답게 빛나는 장면을 보면 누구라도 환호성을 지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어렸을 적 시골 할아버지 댁에 가면 가끔 한 두마리씩 본 적은 있었지만 정말 이렇게 많은 반딧불과 마주한 건 처음이었기에 더욱 흥분되고, 값진 경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흔들리는 배 위라 제대로 된 사진은 담을 수 없었지만 내 눈으로 환상적인 순간을 담을 수 있었기에 아쉬움은 없었다.



사실 이번 여행은 코타키나발루의 석양 하나만 보고 급하게 결정해서 떠나온 여행이라 이것저것 알아보고 준비할 겨를이 없었다. 그래서 목표했던 석양을 보고 나니 다음날은 뭘 해야할지 아무런 계획이 없었지만 가끔 이렇게 준비없이 떠나는 여행도 나쁘지 않구나 싶었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을 계획하고 떠나는 여행은 정해진 일정과 시간에 맞춰 다니느라 여행을 와서도 마음에 여유가 없었는데 이렇게 계획이 없으니 오히려 더욱 여유로워 질 수도 있다는 걸 깨닫게 된 것.


  마침 택시기사에게 이곳에 아름다운 건축물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곳으로 가보기로 했다. 우리가 만난 곳은 바로 핑크 모스크와 블루 모스크! 이슬람 문화가 있는 말레이시아는 이슬람의 영향을 받은 건축물들이 많이 있는데 이 두 모스크가 대표적인 곳이다.

  우리나라와는 다른 이국적인 풍경을 만날 수 있으니 코타키나발루로 여행을 가면 이 두 곳은 꼭 가보길 바란다.



바다가 아름다운 코타키나발루에 와서 바다 구경도 하지 않고 돌아갈 수는 없는 노릇! 일정 중 하루는 바다에서 즐기기로 했는데 역시나 후회 없는 선택이었다.

  스릴 넘치는 보트를 타고 신나게 30여 분을 달렸을까 눈으로 보면서도 믿어지지 않는 아름다운 색깔의 바다를 만날 수 있었다!

  마치 TV CF에서나 나올 법한 에메랄드 빛깔의 바다가 내 앞에 있다는 사실이 믿을 수가 없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바다를 보고선 가만 있을 수가 없었기에 당장 구명조끼를 입고 바다로 뛰어들었다!

  에메랄드 빛 바다 속은 더욱 환상적인 풍경을 선사해주었는데 형형색색의 수많은 열대어들과 수줍은 듯 말미잘 사이에 숨어 고개만 내밀고 있는 귀여운 니모도 만날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아름다운 바다를 즐겼다면 이번에는 산 속으로 들어가 머드 온천을 즐길 차례! 오래 전 화산활동의 영향으로 생겨난 이 머드 온천은 말레이시아에 세 군데가 있었지만 지금은 이 곳 하나만 남았다고 한다.

  지금도 계속해서 뽀글뽀글 거품이 올라오는 걸 보면 살아있는 자연이 신기할 따름이다.


  진흙탕 안에 몸을 담그면 신기하게도 자연스럽게 몸이 뜨기 때문에 아이들도 걱정할 필요없이 즐기면 된다. 머드 온천을 즐기고 나면 아기처럼 뽀송뽀송해진 피부를 느낄 수가 있을 것이다.



급하게 결정된 여행이었기에 준비도 없이, 기대도 없이 떠나게 되었지만 그래서 더욱 만족스러웠떤 코타키나발루 여행이 아니었나 생각해본다.

  우리는 떠나기 전부터 1에서 10까지 모든 것을 완벽하게 준비해야만 비로소 여행 준비를 마쳤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여행에는 그저 떠나겠다는 마음 하나면 이미 모든 준비는 마친 것.


모든 것이 준비되었다면 떠나지 마라.
그것은 여행이 아니다


라고 누군가 말했듯이 가끔은 준비없이 훌쩍 떠나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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