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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도랑 Nov 24. 2023

영어 필사 100일 장점 3가지, 책 추천(2권)

제가 해냄^^



8월 16일부터 11월 23일까지 100일간 영어 필사를 해냈습니다.

타인의 요청이나 실질적인 필요가 아닌, 순수한 제 의지로 100일이나 진행한 일이라 너무나 뿌듯하네요.  

자축하는 의미로 100일의 시간으로 얻은 것에 대해 적어볼게요!




1. 영어 필사 진행 방법

저는 Yes24의 크레마 클럽이라는 이북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곳에서 ‘영어 필사 100일’로 검색했을 때 나오는 책 2권을 골랐어요. ‘하루 10분 영어 필사(위혜정, 더블:엔)‘와 ’영어 필사 100일의 기적(퍼포먼스 코치 리아, 넥서스)‘였습니다.


매일 아침 15분가량을 투자해서 예쁜 양장노트에 영어 문장을 적었습니다. 물론 깜빡한 날도 많았죠. 그럴 땐 다음 날에 못한 분량까지 채웠습니다. 여행 등으로 노트를 챙기기 어려울 땐 다른 종이에 적어서 노트 사이에 끼워 넣었습니다.




2. 영어 필사 100일의 장점 세 가지


 1) 영어혐오증 치유

저는 영어를 정말 싫어했어요. 배운 시간에 비해 잘하지 못하는 것이 창피했어요. 영어가 싫으니 공부도 잘 되지 않았죠. 하지만 지금은 영어가 싫지 않습니다. 영어혐오증이 없어지자 저절로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요즘은 무자막으로 미드 보기를 하고 있답니다.


단순히 적기만 하는 제 필사 방식이 영어 공부에 효과적이진 않아요. 하지만 저처럼 영어 자체에 거부감이 있으신 분들에게는 좋은 접근법이 될 거예요.



2) 100일의 자신감

무엇이든 꾸준하지 못하는 것이 제 콤플렉스였습니다. 그동안 꾸준히 해온 일은 모두 외부요인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하는 일이었어요. 자발적으로 시간을 꾸준히 투자한 경험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외적으로 보면 저는 노트 한 권을 세 달 동안 채운 사람일 뿐입니다. 하지만 내적으로는 간질간질한 자신감이 피어올랐습니다. 저도 무언가를 지속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요!



3) ’쓰는 행위‘의 힘

매일 적는 긍정적인 메시지는 은은한 영향력을 행사했습니다. 제가 필사한 책 중 한 권은 자기 계발서에 나올 법만 내용이었어요. ‘자신을 믿어라’, ‘행동이 시작이다’, ‘타인에게 친절해라’ 등등 뻔한 말들이 적혀 있었죠.


그런데 ‘뻔한 메시지’가 손을 움직여 종이에 잉크를 배이게 하는 행위를 거치자 ‘감동적인 메시지’로 변했습니다. 신기한 일이죠. 아침마다, 때론 늦은 밤에 한 글자씩 적는 긍정적인 메시지가 손과 눈을 거쳐 깊숙이 들어왔습니다.


제가 용기 내어 퇴사할 수 있었던 것도 매일 적은 메시지가 준 힘 덕분일 거란 생각이 드네요.



3. 100일 영어 필사 책 2권 소개


1)  ‘하루 10분 영어 필사(위혜정, 더블:엔)‘



유명한 영미소설의 짧은 대목을 100일간 필사할 수 있도록 구성된 책입니다. 첫 시작은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어린 왕자’였어요. 좋아하는 책이 나오니 반가움에 적는 재미를 붙이기 좋았습니다.


이미 검증된 좋은 문장이라는 점도 장점이겠네요.



2) ’영어 필사 100일의 기적(퍼포먼스 코치 리아, 넥서스)‘



긍정적인 자기 계발 메시지를 영어로 100일간 필사하는 책입니다. ‘두려워 하지 마세요’,  ‘용기를 내세요’ 등 긍정적 메시지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어 정말 좋았습니다. 위의 책보다는 분량이 긴 편입니다.


유튜브에 검색해 보면 저자가 직접 읽은 음성을 올려두어서 발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저는 듣지 않았지만요…)


한글 번역이 어색하지만 덕분에 영어 문장에 더 집중할 수 있어서 크게 문제 되지는 않았어요.



4. 100일 지속 성공 요인 세 가지


1) 눈으로 보이는 진행

사실 다른 100일 프로젝트도 혼자서 했다가 열흘 정도만에 포기한 경험이 많았거든요. 돌아보니 그때는 진행에 대한 구체적인 기록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필사는 매일매일 채워지는 노트 덕분에 100일이 진행되고 있다는 실감이 나더라고요. 착실하게 쌓이는 것이 눈에 보이니 지속할 수 있는 힘이 생겼습니다.



2) 하루 빼먹어도 채우기 가능

매일 무언가를 100일간 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지도 몰라요. 양치, 식사, 수면 외에는 매일 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될까요?


하지만 필사는 하루이틀 빼먹어도 다음날 밀린 분량을 채울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못한 날이 생겨도 이 프로젝트를 포기하지 않고 이어갈 수 있었어요.



3) 쉬운 난이도와 짧은 시간

20일쯤에는 이왕이면 공부도 찐하게 해 보려고 단어와 문법, 읽기 연습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너무 걸리고 머리도 아프더라고요.


제게 맞는 난이도는 옮겨 적기 정도라는 걸 겸허하게 인정했습니다. 욕심을 버리고 쓰기에만 집중하니 필사가 힘들지 않고 재밌어졌습니다. 시간을 많이 쓰지 않으니 부담도 없었고요. 무언가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제가 할 수 있는 난이도와 분량이 필수적이란 걸 배웠네요.




100일 영어 필사를 시작한 이유는 ’쓸모 없는 일을 하고 싶다’는 욕구였습니다. 저는 회사 생활을 하면서 시간을 생산성 있게 써야 한다는 압박이 있었어요. 그렇다고 시간관리를 잘한 것도 아닙니다. 근무 중에 멍하니 있을 때도 있었고, 퇴근 후에는 게임과 숏폼 콘텐츠로 시간을 허비했지요.


지금 생각하니 시간을 잘 써야 한다는 압박감에 새로운 시도를 하지 못하고, 도리어 목적 없이 시간을 버리고 있었죠.


이런 생활이 반복되자 그에 대한 반발로 ‘쓸모 없는 일’을 하고 싶어 졌습니다. 그래서 제가 싫어하는 ‘영어’와 ‘글씨 쓰기’를 결합한 ‘영어 필사‘를 시작했답니다.


이걸 정말로 100일간 해낼 줄은 몰랐네요.


100일간의 영어 필사가 엄청난 성취는 아닐 거예요. 소소한 취미 하나가 끝난 것뿐이죠. 영어 노트 한 권을 세 달이나 걸려 채운 것이 대단한 건 아니잖아요. 쓸데없는 일에 시간을 쓴다고 타박 듣기도 했었네요.


그래도 제게는 참 소중한 경험입니다.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었어요.

아무래도 인생은 가성비로만 따질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쓸데없이 시작한 일이 결국에는 멋진 경험으로 남았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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