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일간 일기, 아들의 외출
2025.6.21.
졸지에 한국에 살게되어 오피스텔을 계약하다보니 여윳돈이 부족하다. 때마침 기존의 세입자와 임차계약서를 갱신하면서 보증금을 좀 올려달라고 했다. 새로이 임차 계약서를 쓰고자 여의도 소재 부동산에 다녀왔다. 세입자는 11년간 살고 있지만, 처음 만났다. 보증금을 빚으로 생각하는 지라 그동안 보증금을 3천 받으면서 전혀 올리지 않았었는데... 내 코가 석자라 어쩔 수가 없었다.
맘처럼 참 곱게 생긴 세입자 부부였고 서로의 어려움을 나누면서 이해의 폭을 넓였다. 이번에 추가갱신없이 2년 계약만 하더라도 현재 중1 아들이 중 3 무렵 고교배정을 받을 때까지는 6개월에서 1년 정도는 더 지내도 되게끔 고려하겠다고 묵시적인 언약을 하였다. 세입자와는 그만큼 신뢰가 형성되어 있어서 다행스럽다. 우리 부부는 델리에 살 적에도 주인과 신뢰를 바탕으로 서로서로 양해를 주고 받으면서 10여년간 잘 지냈던 경험이 있다. 우리는 재건축 하기 전 2년 정도는 살아야 될 것 같기 때문이다. 다주택 장기거주 최소 2년하면 절세 혜택이 있기 때문이다.
선물을 좋은 것으로 주고 싶었으나 인도에서 가져온 것은 진작에 다 나누고 없는지라 아들이 준 크림 하나를 선물로 주었고 부동산 사장님께는 10만원을 사례비로 점심값 하라고 드렸다.
우리가 여의도 집에서 6개월 살다가 인도로 갔기에 2년 이하살면서 집을 팔면 세금 혜택을 못 받는다고 들었다. 1가구 2주택 조항에 걸리기에 양도세가 8억 씩이나 한다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집값이 올라간다고 하는데 세금 낼 걱정에 맘이 좋지도 않다...
누군가는 우리가 종부세를 낸다고 상류 몇퍼센트에 드는 부류라고 하지만 사실 절약하고 저축하여서 두 집을 유지하는 것이기에 얼떨결에 한국에 살다보니 집세를 비롯, 각종 세금에 공과금, 의료보험비가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점심을 먹고자 남편이 이끄는 대로 실속있는 맛집을 찾아 여의도 공원을 지나 반대편으로 갔는데 주말은 논단다... 그래서 식당이 많을 것 같은 여의도 IFC몰로 갔는데 거의 모든 메뉴가 2만원이 넘어가고 늘상 보던 메뉴들은 없었다.ㅠㅠ
현대백화점 지하 푸드코트는 어떤가 싶어 갔더니 마라탕,무슨 상궈 같은 것들만 있다. 우리는 그런 기름기있고 자극적인 것은 먹으면 안된다. 회전초밥은 18팀이나 기다려야되고 여기저기가 젊은이들의 성지로 변모해 있었다. 웬 비싸보이는 커피샵마다 줄이 쭉 서있고... 주문하기가 까탈스러워서 못사먹겠다고 남편이 볼멘 소리를 한다.
젊은이들이 제일 부자다! 돈을 물쓰듯 쓰는 것 같다. 우린 은행에서 주는 무료 티켓이나 생일 축하 쿠폰으로 별다방(스타벅스) 커피를 맛보곤 했는데... 여전히 맥심 커피를 갖고 다니면서 타먹는다! 사실 우리 부부 입맛에는 맥심 커피가 제일로 맛있다. 거리엔 사람들 없이 한적한데 죄다 지하 식당가에 몰려있으니 아이러니하다.
백화점을 나와서 우리의 단골 청국장 집으로 가려고 했는데 우체국 빌딩 앞에 지하식당에서 점심을 한다는 광고판이 있었다. 우리 부부가 선호하는 비빔밥, 곰탕이나 뭐 그런 것을 파는 식당들이 몇몇이나 있었다.
<함평집>이라고 육회비빔밥과 한우 곰탕을 시켰다. 12500원씩인데 음식이 참 정갈하다... 개인용 솥으로 갓지은 밥이 맛있었고 육회가 제법 많이 올려져있고 나의 곰탕에도 맛있는 소고기가 한가득 들어있다... 일단 고기 질이 좋았다. 잡내가 안나서 참 맛나다... 맛있게 먹고 평을 영어로 구글에 올렸더니 육전을 조금 내어주셨다. 그 육전도 괜찮았다. 그래서 빗썸을 다운로드하고 받은 팝콘을 직원에게 나눠주었다... 어머니와 동생에게 여기 음식으로 한턱 쏴야겠다. 지난번 갈릴리 장어집은 너무 비싸서 내가 툴툴거렸더니 동생이 결재해버렸다...ㅠㅠ
참, 몰에서 빗썸을 홍보하면서 다운로드 받으면 7만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준다고 해서 다운로드 받고 비트코인도 받고 팝콘 큰 것도 4개를 받았었다.ㅎㅎㅎ 평소에 투자하고 싶었으나 가상화폐는 복잡해서 아들에게 대신 투자하라고 했었으나 이제 기회가 열렸다. 시작이 반이다!
집으로 돌아와서는 어머니 댁으로 가야하기에 전날 만들어둔 만두와 만두 속으로 만든 전과 소고기 국 거리등을 갖고 출발... 남편이 힘들텐데도 앞까지 데려다 주어 고맙다.
얼른 소고기 국이랑 열무 된장국을 만들어 놓고 어머니 목욕시켜드리고... 동생이 레지던스까지 데려다 주었다. 고마운 동생!
2026.6.22.
어제 피곤해서 저녁도 안먹고 일찍 잔터라 일찍 깼다. 한국어 강의도 듣고 어제 텔레비에서 본 경동시장을 가볼까하면서 아침 밥을 해서 알차게 먹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아들이 외출나온다고 연락이 왔다.
어디를 갈까나... 뭘 사줄까나... 하다보니 젊은이들이 모여있던 여의도가 생각이 났다. 집에 있던 과일을 잘라서 넣고 제주 녹차를 끓여서 밖으로!
이번 주에 훈련있다고 하더니만 주말 외출인 모양이었다. 우중에 얼마나 걸었는지 완전군장은 얼마나 했는지 물어보자 무거운 탄환을 싣고 내리고 하는 훈련을 한 모양이었다. 테니스를 치다보니 허리가 무리하면 아프다고 하기에 괜찮은지? 걱정되었다.
현대백화점과 IFC몰을 다시 찾아갔다. 젊은 사람들이 이른 점심이나 늦은 아침, 브런치를 즐기고 있었다. 아들 눈에도 마땅한 메뉴가 눈에 안 들어오나보다... 제일 제면소에 가서 만두 전골과 돈까스를 시켜서 먹었다. 꽤 시원하게 잘 먹었는데 양이 좀 작다고 느꼈다. 아들이 워낙 잘 먹으니...ㅎㅎㅎ 그제 만든 만두로 이렇게 전골을 만들어 드리면 어머니께서도 잘 드실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아들이 후식으로 아이스크림을 쏜다고 하더니만 고디바로 안내한다. 아... 난 맥도널드의 소프트콘 만으로도 행복한데... 넘 크리미한 쵸코 아이스를 아들 덕분에 먹었다. 그런데 나는 4천원짜리 명동거리의 키다리 소프트 콘이 더 맛난 것 같다.ㅎ
우리는 여의도 공원으로 발길을 옮겼는데 시원한 바람이 불고 아름다운 나리꽃들이 피어있어 아들과 과일과 차를 먹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후 3시가 넘어서 아들이 부대에 일찍 들어가봐야 된다고 하여 헤어졌는데 동생이 어머니 바람 쐬는 겸사해서 부대까지 데려다 주었다고 한다. 고마워, 동생!
아들이 거의 매월 나오니 참 좋다. 늘 건강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