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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팅스타팩트가 뭐길래

어린이날 선물 대작전

by 김윤담

딸이 올초부터 노래를 부르던 장난감이 있었으니 바로 문제의 티니핑의 '슈팅스타팩트'

생일선물로 사달라고 진즉부터 화이트보드에 적어놓고 기대하고 있었는데... 요 꼬맹이가 자신의 생일보다 어린이날이 먼저라는 사실을 알아차린 것이 화근이었다.

생일 때 선물로 받기로 손가락 걸고 약속했건만 어린이날로 당겨달라고 조르기에 나선 것이다.

녀석은 TV를 보지 않아서 넷플릭스에 업로드되지 않은 시즌5는 본 적도 없으면서 사달라고 손을 싹싹 비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분명 사주기로 약속했으니 사줄 거다. 다만, 생일에 줄지 어린이날에 줄지는 좀 더 생각해 보겠다'라고 겨우 달래 놓고 폭풍 검색에 돌입했다.

어린이날이 가까워지면 품절이 되거나 가격이 오르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쿠팡에서 최저가(반품, 상태 상, 장난감 사는 건 왜 이리 돈이 아까운지..)로 주문한 다음 신발장 맨 윗 칸에 숨겨뒀다.

어린이날이 올 때까지 확답을 주지 않은 채 짠~ 하고 건네줄 참이었는데, 아뿔싸.

지난 주말 소풍 가려고 준비 중이던 때, 먼저 채비를 마친 딸이 현관에서 신발을 신고 기다리던 중... 슈팅스타팩트는 싱겁게 발견되고 말았다.


"엄마! 저게 뭐야~?"

갑자기 하트로 변하는 딸의 눈동자.

"너 저 위에 있는 게 보였어?"

"당연하지! 기다리느라 심심해서 신발장 열어보니까 딱 보이던데 뭘"

어느새 키가 훌쩍 큰 딸의 신장을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게 패인이었다.


감질맛 나게 어린이날까지 장난칠 생각이었는데 바람이 피슉 빠지는 느낌..

그래도 선물 개봉은 어린이날 하기로 했고, 딸은 아쉬워하면서도 그 조건에 응했다.

대신 하교하고 오면 '슈팅스타팩트' 구경에 여념이 없다는...


게임기나 다름없는 장난감이라 정말 사주고 싶지는 않았지만 또 안 사줬으면 저 꿀이 뚝뚝 떨어지는 눈빛을 보지 못했을 거라 생각하니 다행스럽기도 하다.


엄마는 이 비싼 장난감에 왜 건전지는 불포함인지 불만이지만.. 네가 좋으면 됐다.


2025.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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