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정서를 대표하는 감정이며, 한국인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단어이지만, 외국인에게 설명하기 가장 어려운 말이 바로 정일 것이다. 제 아무리 뛰어난 학자나 온 세상을 겪어본 현자라도 한국을 경험해보지 못한 이라면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한국의 정이다.
정을 affection으로 대체할 수 없는 것은 단순한 감정상태가 아니라 이 땅에서 누적된 시간과 축적된 문화가 농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정들자 이별이다.’ ‘정 주고 마음도 주고 사랑도 줬지만’ ‘가는 정이 있어야 오는 정이 있다,’ ‘미운 정 고운 정 다 들었는데,,’
정과 한은 한국인을 구분하는 가장 대표적인 단어이자 문화이며, 생활이다. 정을 설명할 수 있는 최근과 과거의 사례를 알아보자. 정의 특징 중 하나는 평온한 순간보다 위기의 순간에, 타인에 의해서 발현된다.
코로나가 한국은 물론 전 세계를 잠식한 어느 겨울날 밤, 홍대 앞 치킨 집을 앞을 서성이는 형제가 있었다.
"아! 형! 나 치킨 먹고 싶다고!"
"알아! 근데 형이 진짜 돈이 5천 원 밖에 없다니까! “
문 하나를 사이에 둔 치킨 집 사장의 형편도 두 형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코로나로 인해 급격히 떨어진 매출로 당장 다음 달 임대료가 걱정이었다.
"너네 혹시 치킨 먹고 싶니? “
가계 문을 열고 나온 사장님의 물음에 고등학생인 형은 당황했지만, 초등학생인 동생은 큰 목소리로 ‘네‘라고 대답했다.
젊은 사장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형제를 가계로 들였고, 소년들에게 치킨을 내어주었다. 그러나 이미 철이 들어버린 고등학생 형은 치킨을 제대로 삼킬 수 없었다.
"사장님! 저 5천 원 밖에 없어요. 5천 원어치만 먹을게요."
"돈은 됐고! 실컷 먹고 배고프면 또 찾아와.”
“그럼 제가 아르바이트해서 다음에 꼭 갚을게요.”
“정 그렇게 갚고 싶으면, 나중에 어른이 되면 너희들이 어려운 친구들에게 치킨 사줘. “
”그런데 사장님도 장사 잘 안되잖아요? 손님은 한 명도 없고 배달주문도 없는데... “
”넌 무슨 애가 어른 걱정을 하니? 일단 치킨이나 드셔. “
형제의 사정은 이러했다. 부모님은 일찍 돌아가셨고, 할머니의 건강마저 나빠지자, 고등학생인 형이 성인들도 힘들어한다는 택배 상하차 일로 생계를 꾸리고 있었다. 그렇게 젊다고 말하기도 어려운 어린 소년이 땀을 내어주고받은 돈 5천 원을 치킨 집 사장은 끝내 받지 않았다.
”됐어. 내 마음이고 정이야. 꼭 또 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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