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9. X세대 연대기

by 김재완

나는 X세대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20% 의 확률로 X세대 일 것이다. 2022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중위연령은 45세이고, X세대에 해당되는 인구가 20% 가까이 된다. X세대란 용어는 캐나다 작가의 소설 ‘제너레이션 X’에서 유래되었는데, 일반적으로 1970년을 전후해 태어나 90년대에 20대를 보낸 이들을 가리킨다.

X세대의 사회적 위치와 위상은 어떨까?


기업정보분석업체 리더스인텍스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30대 그룹 임원의 47%가 X세대이며, 네이버와 카카오의 경우에는 비율이 90%를 넘는다고 한다. 국민 앱이 된 배달의 민족의 최대소비자는 MZ세대이지만, 창업멤버는 X세대이다.

대중문화 쪽은 어떨까? 신동엽, 유재석, 이정재, 이병헌을 필두로 방시혁, 김태호, 나영석까지 90년대 한국문화 르네상스의 창시자이자 소비자인 X세대가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일상을 살아가는 평범한 X세대의 위상은 많이 다르다. 가부장적인 아버지와 사장의 권위라는 수직적 조직문화에는 머리를 숙이고, 수평적 개인문화의 깃발을 들고 행진하는 MZ세대의 눈치를 보기에 바쁘다. 꼰대라는 키워드를 가장 많이 검색한 이들이 X세대라고 한다. 이번 챕터에서는 우리 사회를 관통한 주요 키워드를 통해 한 때 신인류라 불렸던 X세대의 연대기를 살펴보자.


<교육>

X는 1995년까지 유지됐던 국민학교를 다녔다. 한 학급의 학생 수는 쉰 명을 훌쩍 넘었고, 일부 학교는 오전반/오후반으로 나누어야만 했다. 구구단보다 국민교육현장을 먼저 외워야 했고,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다가도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해야 했다.

월급봉투와 체벌을 한 속에 쥔 부권과 교권의 힘은 막강했고, 개인보다는 집단, 과정보다는 결과가 우선시 되던 유년시절을 보냈다. 운동선수는 공부 못하는 애가, 연예인은 공부하기 싫어하는 되바라진 애가 새는 옆길로 치부되었지만, 이따금 개천에서 용이 나는, 야만의 시대이자 낭만의 시대를 보며 자랐다.

자녀의 진로는 자녀보다 교육 수준이 낮은 부모가 결정하였는데, 이는 당시에는 합당해 보였다. 한 세대 만에 개발도상국을 넘어 선진국이, 주판에서 스마트폰으로 점프하는 혁명이 일어날 줄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X는 사고의 성장이나 사유의 기회를 제대로 갖지 못한 채 20대를 맞이한다. 그런데 갑자기 미디어에 의해 ‘개성이 넘치는 톡톡 튀는 신인류 X세대’라고 타인에 의해서 정체성이 규정된다.


<문화>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김재완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주로 글을 쓰고 때때로 방송과 강연장에서 말을 하며 살아가는 낭만 아조씨입니다.

288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3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17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이전 08화한국인의 정의 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