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적으로 병원엘 간다.
원인 모를 질병을
관리하기 위함이다.
흠.
도입이 거칠었다.
정정하겠다.
최초의 기억은
열한 살.
선잠이 들었을 무렵
내가 이를 간다는 걸 느꼈다.
빠드드득
뽀드드득
우드드득.
묘한 쾌감에
고치지 않고 살다
턱관절이
아파오기 시작하면서
마우스피스를 끼며
관리를 시작했다.
도합 10년이 다 되어간다.
그러니까 오늘은
그때마다
방문하는
신촌 세브란스 병원을,
가는 길이다.
(걱정하셨다면 죄송하다.)
신촌 가는 길은
유일하게 조용히
말없이 있을 수 있는 시간이다.
때때로 노래를 듣거나
책을 읽는데
오늘은 <문학하는 마음>이라는 책을
한 권 집어왔다.
가만히 한 장 한 장 넘기는데
마음이 편해진다.
나 역시
문학하고 싶은 마음이
늘 찰랑이는 사람.
두 시간 남짓 걸리는
시간을
설레는 기분으로
채워보련다.
이제 달력이 한 장,
남았다.
12월이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한 해의 마지막.
애쓰고
고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