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에 어울리는 재료 모으기
듣고 씁니다.
제2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공식기자회견 중블로그 기사는 첫째 전시, 공연, 행사, 축제 등 참가 후 후기를 쓰는 형식이 있다. 중요한 부분은 행사의 첫날, 개막식에 발 빠르게 다녀와 써야 한다. 시의성이 중요하다. 빨리 소식을 알려야 남은 기간 동안 다른 사람의 관심과 참가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일종의 가이드인 셈이다.
둘째 간담회, 공청회, 설명회, 세미나, 포럼 등 학술(전문) 행사 후 스케치나 발제, 토론을 정리하는 형식이 있다. 이는 일회성 행사지만 매년, 매분기 반복되기 때문에 한 번 써 놓으면 계속해서 찾아보는 스테디셀러 기사다. 정리해놓으면 언제든지 참고할 수 있는 정보성이 크다는 장점이 있다.
셋째, 기획기사의 형식이 있다. 전공분야, 단순한 호기심, 이슈 되는 트렌드 등을 묶어 큐레이션 하는 글. 한 가지 주제를 깊게 파고드는 말 그대로 심층, 기획 기사가 이에 해당된다. 이때는 형식과 목차 여러 책이나 관련 자료의 도움을 받아 팩트체크가 필수다.
넷째, 인터뷰 형식이다. 사람과 사람 간의 만남, 그것도 처음 보는 사람과 만나 대화를 나눈다는 일은 쉽지 않다. 타이핑이나 수기로 받아 적기 어렵다면 녹음을 추천한다. 단, 녹음 전 반드시 허락을 받고 해야 한다. 개인적인 용도, 기사 작성에 참고하기 위해서란 의도를 밝히면 열이면 열에 응한다.
낯선 사람을 만나는 건 언제나 설렘과 두려움을 동반한다. 얼마 전 인터뷰이와 만남 일정을 잡는데 기분을 잡쳤다. 인터뷰하러 다니다 보면 별별 인간을 다 만난다. 무례한 유형이 제일 많다. 내가 자기 개인 사진사라고 생각하는 유형도 있다. 저곳이 잘 나올 것 같다며 이리저리 사진 찍는데만 시간을 허비한다. 그러고는 그 사진을 보내 달랜다. 프로필로 쓸건가 보다. 무례한 경우가 가장 많다.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안다. 전화 안 받기는 애교다. 세상에서 제일 바쁘다. 첫 통화 후 자기 스케줄 확인해서 바로 연락 준다더니 이틀 걸렸다. 그것도 내가 먼저 연락했으니 망정이다. 이렇게까지 뺑뺑이 돌리는 이유가 뭔가. 인터뷰하기로 협의했으면 최소한의 예의란 게 있다. 이렇게 첫 만남부터 고군분투하면 이미 선입견이란 프레임이 생긴다. 마감일자를 분명히 말해줬는데도 마감 전날 만나자고 할 때도 있다. 난감함이 하늘을 찌르지만 평정심을 갖고 기자정신으로 눌러야 한다. 하지만 글이 좋게 나올 리 없다.
나만의 기준이 있다. 삼세번의 기회를 준다. 온라인에서 무례한 사람도 직접 만나보면 달라질 때가 있다. 분노 장전 인터뷰 이후 만났다. 역시 사람은 만나서 이야기하면 달라진다. 생각보다 다정다감한 사람이었다. 그분은 인터뷰에 매우 큰 부담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그도 그럴 진대, 나도 인터뷰해보면 딱히 할 말이 없기 때문이다. 이 세상엔 나보다 더 나은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내가 왈가왈부할 깜냥이나 되나 쑥스럽단 말이다. 그 사람은 그런 의미에서 소극적이었던 거다. 한 시간도 넘게 이야기했고, 잠깐 영화 이야기로 빠져, 허심탄회한 감상도 나누었다. 마지막엔 자신의 아끼는 무엇을 스스럼없이 건네주고 갔다. 역시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 늘 사람 만나는 직업은 힘들지만 보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