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꼰대 교사-시작하기

by 열정쟁이 미쓰리

1993년 고등학교 1학년이던 시절,

학교문집의 설문조사에 '언제 자신이 신세대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매점에서 데미소다를 마실때.'라고 응답한 문항을 보면서 다 같이 '그렇지! 우리가 데미소다를 마시는 건 신세대라는 증거지.'라며 친구들과 키득거렸던 기억이 있다. 아마 문집을 편집했던 선생님들은 '아니, 뭐 이런 응답이 있어.'라고 생각하며 주의깊게 생각하지 않고 넘겼을지도 모르지만, 그 당시 나와 내 친구들이 생각하는 우리가 신세대인 이유를 아마도 딱히 단정지을 수 없지만 새로 나온 '데미소다' 음료를 쿨하게 마시는 젊은이였기 때문에 정도로 인식했던 것 같다.


1993년 그때는 X세대라는 말이 유행하기도 했었고, 우리를 아니 그 시대 고등학생이었던 우리보다 먼저 대학생활을 시작한 세대를 우리와는 전혀 다른 세대라며 '신세대' 혹은 미스테리한 세대라는 뜻으로 'X세대'라고 불렀다. 나도 한때는 그렇게 구세대와는 전혀 다른 세대로 인식되었던 적이 있었다. 어른들이 보기에는 철없고 자기 생각을 거침없이 표현하는 젊은 세대였던 그런 시절이 말이다.


그리고 거의 30여년의 시간이 흐른 뒤 나는 '꼰대'라는 이름으로 불려질까 두려워하는 나이많은 어른이 되어버렸다. 직장에서 만난 나이많은 선배교사들을 보면서 '세상이 예전과는 많이 다른데 아직 잘 모르시나 보다' 이정도의 생각은 종종 했었지만, 그러한 사람들을 가리키며 '꼰대'라는 뭔가 합의된 표현을 사용하며 불러 본 적은 없었다. 그냥 그건 그들 개개인이 가진 특성이었지, 특정한 세대의 행동특징이라고 인식하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다시 학교로 돌아온 지금, 나는 꼰대교사는 아닌지?

어쩌다 꼰대교사가 되어버린 나의 꼰대교사 분투기를 시작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