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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 팍 올라가는 엄마의 예쁜 접시

#006 예쁜 접시 하나가 다이어트를 바꾼다

by 엄마의 브랜딩

결혼하고나서 언제부터인가 내 식사는 요리하면서 먹거나, 아이가 남긴걸 먹거나 할 때가 많았었다. 아이가 크고난 이후에도 굳이 내 식사를 따로 챙기기보다는 설거지 줄여야지_하며 대충 챙겨 먹었던 것 같다.


쥐콩 단톡방에 식단 인증을 생각하면서 참 올리기 비루한 사진을 올리자니 좀 민망했다. 처음엔 그렇게 시작했다. 아주 조금만 바꿔볼까.. 하면서. 언젠가 써야지..하면서 사뒀었던 좋아하는 디자인의 도시락 케이스를 꺼내 담았다. 세칸으로 나뉘어진 보들한 재질의 도시락 케이스였다.


제대로 하나씩 담아보니, 크게 손은 많이 안가는 요리들이었지만 약간 욕심이 생겼다. 어차피 올리는건데 조곰 예쁘게 올려볼까..하면서 듬성듬성 잘랐던 야채나 요리들을 아-주 쪼끔 예쁘게 뜯거나 데코 올렸다. 그만큼만해도 평소 하던 대충 식사와는 다른 느낌이 났다.


트레이까지 받쳐서 비타민 워터와 함께 기분 좋게 식사를 했다. 뭔지 모르게 너무 기분이 좋았다. 내가 나를 대접하는 느낌이 들었다. 이후 여행가서 산 무광 재질의 올려놓기만 하면 유화처럼 보이는 명암이 진 접시도 샀다. 샐러드나 과일, 뭘 올려놓아도 담백한 그림같은 비주얼을 선물로 주는 접시였다.


색깔이 예뻐서 갖고 싶었던 르쿠르제 접시도 마침 세일하길래 원했던 컬러로 샀다. 맘에 쏙 들었다. 구질하게 대충 샀던 접시, 이 빠진 접시 모두 정리해서 버렸다. 언젠가 사야지, 언젠가 써야지, 언젠가 여기 먹어야지_의 언젠가는 내일도 아니고 올지 안올지도 모를 그날도 아닌 바로 지금이었다.


몇만원으로 자존감이 이렇게 빨리 올라올 수 있을까 싶을만큼, 그 어떤 멘트와 문구, 강의, 이야기보다 직관적이고 확실한 자존감이 쌓여갔다. 무엇보다 야식으로 대충 끓여 급하게 먹던 라면은 쳐다도 보지 않게 되었다. 나는 예쁜 접시에 좋은 식사를 하는게 좋은걸_이라는 생각 만으로도 뭔가 조금 달라진 기분이었다.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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