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자키 하야오, 이노우에 다케히코
중문과 교수님과의 미팅 중에 나온 주성치에 대한 이야기.
어릴 적에는 주성치의 유머를 조금 유치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쿵푸 허슬> 이후에 그 코드를 이해했다. 그리고 이전 영화들에서 그가 의도했던 것이 무엇이었는가도 뒤늦게 이해했다.
<월광보합>과 <선리기연>을 몇 년 전에야 봤는데, 꽤 괜찮은 영화. 마지막은 꽤나 슬프다.
왕가위 영화를 당시에 이해하기에는 내가 너무 어렸던 것 같다.
주성치의 영화도 마찬가지.
그들의 ‘세계’에 대한 이해는, 이 바닥으로 건너와 영화에 대한 평을 써보면서 겪은 늦은 경험이기도 했다.
왕가위에 관한 원고도 준비를 해볼까 했는데, 나보다 인지도 높은 평론가들이 이미 해 놓은 상황이라, 내 것이 눈에 띌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기도 하고... 요즘 서점가 분위기에서 왕가위를 집어드는 독자들이 많이 있을까 하는 걱정도 뒤따르고... 영화 유튜버들이 워낙 설명을 잘 해 놓는 시절이기도 하니까.
반면 주성치에 대한 원고라면, 희소 가치가 있는 거지. 아무도 안 했으니까.
뭐 그런 이야기 중에...
미야자키 하야오와 이노우에 다케히코 관련 책을 낸 사람은, 적어도 국내에선 나밖에 없지? 자부심까지는 아닌데, 그런 보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