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알량한 Oct 12. 2024

기도를 ‘음식점 주문하듯’ 하고 있는 건 아닌가



기도는 간절히 바라고,

차라리 구걸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건만.


어느 순간부터 이것을 주시되 이렇게 주시고

저것을 이뤄주시되 이러이러하게 해주십시오,

하고 주문 사항을 늘어놓고 있지는 않은지.


고기는 이렇게 구워주시고

이런 재료는 빼달라고 까다롭게 주문하는 ‘손님’이 되었다.

돈 주고 당당하게 받는 것이 주문이다.

인간이 언제 하나님께 당당하게 요구할 처지였던 적이 있던가.


공짜로 받아먹되 주는 대로 먹지 않겠다는 심보인데,

그것은 또한 하나님의 능력을 제대로 믿지 않는 일이기도 하다.


나에게 진짜 좋은 것, 나에게 이로운 것이 무엇인지 나는 모른다.

신이 신인 이유는 그것마저 모두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나에게 정확히 필요한 그것을 알고 주신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내게 주어지는 음식이 나에게 제일 좋은 것이라 믿고 감사한 마음으로 세상 맛있게 먹는 것뿐이다.

그것을 주실 줄 믿고 기도한다면 기도는 주문보다도 더 기쁘고 설레는 일일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부모의 사랑=하나님의 사랑'은 틀렸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