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 김창선 PD 님을 보고 콧구멍이 드릉드릉해졌습니다.
최근에 토스에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머니그라피'의 B주류경제학 콘텐츠를 종종 챙겨 본다.
보면서 항상 주목했던 부분이 김창선 PD님의 진행력이었다. 토스의 김창선 PD라고 소개하셔서 단순히 '토스는 금융 기업인데, 유튜브 운영을 위해 PD를 섭외하지 않고 아예 채용한 건가?' 생각하곤 했다.
아무튼 매번 사회자로서 물 흐르듯 진행하시고 출연진과 잔잔한 티키타카도 보여주셔서 재밌게 보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저 역할에 굉장히 흥미가 생기게 됐는데, 바로 보드게임 편 때문이었다. 회계사 이재용 님, 보드게임 계의 아이돌(?) 가이오트, 보드게임 덕후 넉살과 함께 진행한 콘텐츠였다. 뭔가를 저렇게 진득하게 좋아하고 진심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꺼내주는 게 즐거워 보였다. 비주류경제학 콘텐츠에서는 항상 어떤 분야의 전문가나 그에 준하는 관심이나 지식을 가진 사람들을 섭외하기 때문에, 질문 하나하나로 톡톡 건드릴 때마다 화수분처럼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나온다. 심지어 콘텐츠의 큰 주제는 경제지만 스포츠, 보드게임, 파인다이닝, 헬스 등 매번 그 분야가 다르다. 그걸 보면서 PD님은 매 콘텐츠마다 얼마나 많은 사전조사를 거치고 질문을 선별했을까 궁금하고 약간은 존경스럽기도 했다.
회사에서 올해 초부터 우리 서비스를 사용하는 사용자 50여 명을 인터뷰한 적이 있었다. PD님에게 존경심을 느꼈던 것은 내가 하는 30분가량의 짧은 인터뷰에도 각 사용자에 대한 사전조사와 좋은 질문 선정에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들어간다는 것을 체감했기 때문이다.(비주류경제학 한 콘텐츠를 촬영하는 데에 대략 3시간 정도가 소요된다고 한다.) PD님이 하시는 질문은 나처럼 그 분야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궁금해할 만한 것도 있고 게스트의 심장을 건드리는 딥한 것도 있다. 다양한 시각을 이해하고 있고 각각에서 그 분야를 바라봤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다. 그 덕분에 답변의 폭도 넓어지고, 콘텐츠에서 시청자가 얻는 효용도 커진다고 느꼈다.
그렇게 생각하다 보니 문득 나도 그런 역할을 한 번 해보고 싶어졌다. 세상에는 다양한 덕후들이 있고 그들에게는 이야깃거리나 어떠한 서사 같은 것들이 있을 것이다. 무언가에 푹 빠지면 그 주제에 대해 자꾸만 이야기하고 싶고, 자유롭게 털어놓을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을 때 쾌감을 느끼는 게 사람 심리라고 생각한다. 그런 사람들을 인터뷰하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고 어딘가에 그걸 알리고 싶다. 어떤 분야가 될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뭐가 됐건 조사를 하면서 나에게도 흥미로운 공부가 될 것 같고, 쏟아지는 이야기를 보면서 나 또한 기쁨을 느낄 것 같다. 물론 대상을 선정하고 질문을 리스트업 하고 결과물을 잘 가공하는 것, 그리고 그 외에도 수많은 부가 작업들이 필요하겠지만 분명 재밌을만한 일이다. 회사일 외에 나의 경험 축적을 위한 일로서도 아주 오랜만에 콧구멍이 드릉드릉하기도 하다. 내일이나 모레 중으로 이걸 어떻게 진행해 볼지 구체적으로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