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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이 내게왔다

[파르밧 모험여행 01. 타슈켄트]

by 파르밧


시간이 지나도 생각이 머무는 건, 떠나는 이유가 된다. 어떻게 변했을까? 옛사람을 만나는 것처럼 설렘이 앞선다. 몇 해전 파미르 하이웨이를 횡단했다. 중앙아시아를 가르는 긴 여정은 타슈켄트에서 멈췄다. 빨리 돌아올 것으로 생각했지만 팬데믹으로 여행은 그렇게 멀어져 갔다. 비행기 창밖의 구름바다를 응시하며 눈을 감는다. 빠르게 내 젊음의 여행들이 스쳐진다. 나는 지금 타슈켄트로 간다. 당신을 만나기 위해 나를 사랑하기 위해.






어둠이 내려않은 타슈켄트 공항에 안착한다. 인천에서 8시간. 승객들은 안도의 박수를 친다. 게이트 도착 전에 짐칸 선반이 열리고 줄을 선다. 노동자분들이 많아 보인다. 테이프로 칭칭 감은 박스. 양손 물건들이 가득하다. 그들의 고향에서 행복할 시간이 느껴진다.


일시 정지되었던 여행이 플레이 되는 순간이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인연과 모험을 떠올리며 심호흡을 한다. 공항 청사를 나오니 사람들로 붐빈다. 어디를 가던 택시 기사들은 여행자를 제일 먼저 반겨준다. 노련한 여행자인것처럼 근엄한 표정을한다. 아주 자연스럽게 '더벅더벅’ 현지인들을 따라간다. 처음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위험했던 상황이 있었다. 비싼 여행 수업료를 이미 지불했었다. 공항의 호객 택시는 어두운 골목에 멈춰 과한 요금을 요구했다. 배낭을 멘 모습이 어수룩해 보였을까? 호객 기사를 거절하는데 급 피곤함이 밀려든다. 중앙아시아 얀덱스 어플을 유용하게 이용한다. 택시를 부르고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갈 수 있다.


“한국 사람이에요?”

“네. 한국말 잘 하시네요?”


현지인 아주머니께서 한국말로 물어오신다. 긴장한 여행자의 모습을 옆에서 주시하고 계셨던 모양이다. 어린 딸아이와 함께였다. 한국 분과 결혼하셔서 서울에 살고 계시다고 했다. 호객 기사님에게 몇 마디 하시니 멋쩍게 가버리신다. 호출한 택시를 탈 때까지 챙겨주셨다. 감사한 마음으로 인사를 드렸다. 공항에서 멀지 않은 호텔을 예약해 두었다. 주택가 위치한 숙소라 조용하다. 거리의 불빛이 많지 않다. 맥주 한 캔을 마시니 긴장이 풀린다.


혼자 하는 여행은 특별하다. 나에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고 느끼는 오감의 감정들이 스폰지처럼 온몸에 퍼진다. 가슴에 차오는 감정을 그대로 느낀다. 때론 한없는 그리움도 감당해 낸다. 현실을 벗어나 낯선 곳에서 연극의 주인공이 되어본다. 거침없이 풍차에 돌진하는 돈키호테가 되어본다. 미로길에서 방향을 잃지 않고 갈 뿐이다. 이미 1막의 문이 열렸다.


시내 중심가 스타디움이 있는 단지 내 숙소로 옮겼다. 운동선수촌 숙소를 개조한 곳이다. 우리의 올림픽 공원과 비슷하다. 쉼 없이 뛰는 여러 종목의 선수들이 많다. 깔끔한 침실에 따뜻한 난방이면 족하다. 여행지를 빠르게 이해하기 위해 걷기가 좋다. 신선한 공기, 부산하게 움직이는 사람들, 상상하며 읽어내는 간판.

거리의 소음이 하나가 되어스며든다. 우즈베키스탄 여행의 시작! 아미르 티무르(1336 ~ 1405) 공원으로 향한다.





타슈켄트 즐기기, 원데이 투어(One day tour)


여유롭게 산책할 수 있는 넓은 광장, 젊음의 거리

1,000년의 역사와 문화 박물관, 갤러리

장엄한 이슬람 건축물, 모스크



Start : 아미르 티무르 광장 - 아미르 티무르 박물관 - 지하철 역 승차(Amir Temur Ave - Kosmonavtlr - Chorsu) - 하즈라티 이맘 단지 - 미노르 모스크(Minor Mosque) - 타슈켄트 시티 – 매직시티


티무르(1336. 4. 9 ~ 1405. 2. 18)는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에겐 정신적인 영웅이다. 사마르칸트 부근 샤흐리삽스에서 태어났다. 칭기즈칸 이후 최대의 영토를 차지한다. 이란에서 중앙아시아에 이르는 거대 제국의 통치자였다. 오스만 제국을 물리친 티무르는 1405년 중국 명나라 원정길에 병사하게 된다. 그의 죽음으로 제국의 꿈은 멈추게 된다. 시신은 사마르칸트 구르 아미르에 안치되었다.


공원 주변으로 관공서, 대학교, 국립 박물관이 위치해 있다. 브로드웨이는 시민들이 즐겨 찾는 젊음의 거리이다. 작품을 전시한 화가의 작품, 전통 공예품, 노점들이 즐비하다. 밤이 되면 빛의 거리로 변한다.




아미르 티무르 박물관
1996년 아미르 티무르 탄생 600주년을 기념해서 건립되었다. 돔 모양으로 내부에는 대형 샹들리제가 있다. 1층과 2층에는 티무르와 관련된 다양한 전시물들이 있다.



화려한 문화 박물관, 타슈켄트 메트로


타슈켄트에는 중앙아시아 최초 지하철이 1977년 소련 시절 처음 개통되었다. 현재 3개의 노선이 있다. 역사 마다의 특별함이 있다. 이슬람을 상징하는 화려한 모자이크, 대리석, 샹들리에로 꾸며져 있다. 마치 작품을 전시하는 뮤지엄을 연상케한다. 창구에서 플라스틱 동전 모양의 승차권을 구입한다. 역 안으로 들어가기위해 안검색대를 통과해야 한다. 지하철은 현대와 전통을 잇는 도시의 랜드마크가 되고 있다.





- 알리셰르 나보이 역(Navoiy) : 우즈베키스탄의 시인 이름을 딴 역사. 작품을 반영하는 모자이크 패널을 전시해 문학 유산을 엿볼 수 있게 한다.

- 코스모나르프트 툴라 역(Cosmonaftlar) : 소련 우주비행사에 대한 경의. 별과 행성을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원형 조명과 천체를 테마로 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 무스타킬릭 마이더니 역 (Mustakillik Maydoni) : ‘독립 광장’으로 불리는 중앙 광장 근척 역. 국가의 독립을 상징하는 장식으로 되어 있다.






실크로드 향기가 묻어나는 전통시장, 초르수 바자르(Chorsu Bazaar)


도시 여행에서 시장은 빼놓을 수 없다.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현장은 큰 위안을 준다. 세상의 밝은 면을 만난다. 초르수 바자르는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큰 시장이다. 타슈켄트에서 가장 오래 된 바자르로 8세기부터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다. 청록색 돔 지붕은 모스크를 연상시킨다. 내부에 들어서면 높은 천장 때문에 실내 경기자에 들어온듯하다. 양고기 정육점, 견과류, 말린 과일, 반찬 코너들이 즐비하다. 건물 외부로 나가면 여러 구획으로 나뉜다. 일상의 모든것이 있다. 세상의 모든 과일을 모은 청과물, 실크로드 문양의 그릇과 향신료. 차양으로 하늘을 가렸다. 햇빛은 뜨거워도 그늘에 들어서면 시원하다.





1000년의 실크로드 바자르 문화는 현재에도 시간을 잇고 잇다. 눈요기를 하면서 다니다 보면 우리와 같이 친근하게 생긴 고려인분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김치. 오이지. 양배추 등 절임 반찬들은 한국의 시장에 온 듯 하다.





자욱한 연기 너머 전해오는 양고기 냄새가 풍긴다. 사람들 발걸음을 따라가면 허기를 달래줄 맛집에 이른다. 자욱한 연기에 익어가는 양고기 샤슬릭. 이미 현지인들로 가득 메웠다. 사기 주전자에 따뜻한 홍차와 빵을 내어준다. 차를 마시며 시간을 음미한다. 숯불에 익어가는 고기들 중에 단연 으뜸은 양고기다. 잡내가 나지 않는다. 감칠맛 나는 향신료를 뿌렸다. 두툼히 썬 고기 위해 불 맛을 입힌다. 새콤한 양파는 풍미를 더한다. 화덕에 구운 따끈한 빵과 함께 한 끼 식사로 든든하다.


초르수 바자르에서 2km 남짓 거리. 사원과 유적지들이 모여 있는 구시가지다. 바자르의 분주함을 경험했다면 조용히 휴식을 취하기 좋다. 좁고 오래된 거리에 특별한 이슬람 건축물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타슈켄트 종교 중심지 하즈라티 이맘 광장(Hazarati Imom Complex). 16세기 건축 양식의 건물과 정원으로 둘러싸인 종교 단지이다. 타슈켄트가 이슬람 세계 문화 수도로 선정되며 현대적인 유적지로 복원되었다. 타슈켄트의 수호성인 하즈라티 이맘, 바라크 칸 등 성인들의 영묘가 있다. 무슬림 건축에 빼놓을 수 없는 마드라사(교육기관), 도서관, 박물관이 있다. 경적을 울리며 차선없이 달리는 행렬, 교복을 입은 아이들, 짐 자전거에 만물상을 차린 아저씨. 어슬렁거리며 먹거리를 노리는 개. 혼돈의 상황처럼 보이지만 각자 길을 향한다.





하즈라티 이맘 광장(Hazrati Imam Complex)


이슬람 신앙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하즈라티 이암 광장에는 여러 개의 모스크가 있다. 광장에 먼저 보이는 모스크가 눈에 들어온다. 타슈켄트에서 가장 크고 우즈베키스탄에서 3번째로 큰 틸리야 세이크 모스크다. 황톳빛 외벽에 솟은 푸른 타일은 눈길을 끈다. 이슬람 건축에서 푸른색은 하늘과 바다를 상징한다. 신성함, 평화, 무한을 의미한다. 돔으로 형상화된 건축물의 아치는 신성한 분위기를 더한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오스만 코란


무이 무보락 메드레세 (Moyie Mubardk Madrasah)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이슬람의 성전 코란(‘쿠란’) 원본 중 하나가 보관되어 있다. 사원에 들어가기 전 ‘우두’라는 의식을 행한다. 사원 근처에 넓은 세면 시설이 있다. 얼굴이며 손, 발까지 열심히 씻어낸다.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함으로써 신에 대한 존경심을 표현한다.


코란은 창시자 알라가 무함마드에게 내린 계시를 모아 정리한 책이다. 그의 사후 1대 칼리프 아브 바르크가 정리하고, 2대 칼리프 오마르가 보관하다, 3대 오스만 시대 완성을 한다. 15세기 티무르가 이라크의 바스라를 정복한 후 전리품으로 가져왔다. 사마르칸트 비비한 눔 모스크에 보관을 했다. 지금도 비비한 눔 정원에 가면 석조 코란 받침대를 볼 수 있다. 구소련 시절 옮겨졌다가 독립 직전 1989년부터 이곳에 보관되고 있다. 7세기 오스만 코란은 메드레세 내부 유리관에 보관되어 있다. 세로 53cm, 가로 68cm, 353페이지이다. 사슴가죽 위에 종이가 붙여져 있다. 3대 칼리프였던 우스만의 피가 묻어있다. 그가 코란을 읽고 있을 때 자객의 습격으로 받았기 때문이다. ‘우스만 본’이라 불리며 1400년 동안 사용되어 온 이슬람 경전의 유일한 정본이다.







바라크 한 메드레세(Barak-khan Medressa)


하즈라티 이맘 광장의 이슬람 신학교다. 1502년 샤이 바너드 왕조의 바라크 칸에 의해 건축되었다. 메드레세는 이슬람 세계의 종교와 학문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교육 기관이다. 학자와 학생들이 이슬람 경전을 공부했다. 푸른색과 터키석 타일로 화려하게 장식된 외관은 아름다움을 극대화한다. 입구의 아치와 기하학적인 아라베스크 문양은 장인의 정교함을 느끼게 한다. 내부엔 학생들이 기거하던 방들과 광장, 경전을 보관하던 서고가 있다. 지금은 기념품을 파는 상점들이 자리하고 있다. 건축물은 빛과 어울린다. 햇빛에 따라 색감이 다채롭게 변한다.






타슈켄트 시티


도심 속 깨끗하고 조용히 산책할 수 있는 야외공원이다. 인공 호수 주변으로 카페와 다양한 조형물, 포토존이 있다. 주변으로 고급 호텔들이 위치하며 도시 개발이 한창이다.






테마파크 '매직시티(Magic city park)'


현대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테마 공원이다. 호수 주변으로 쇼핑 매장과 식당. 아기자기한 동화 속 건축물들이 재현되어 있다. 밤이 되면 여경 불빛으로 화려해진다. 도시의 문화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곳이다.

사원의 시간이다. 높은 첨탑에서 울려 퍼지는 아잔은 특별한 노래이다. 무슬림들이 하루 다섯 번 행하는 기도의 시간이다. 신에게 가가는 성스러운 의식, 일상을 행하는 무슬림에게 경외함을 느낀다. 무언가를 바라보고 행하고 느끼는 것. 이 또한 여행자의 일상이다. 내면을 성찰하며 깨어있음을 느낀다. 여행자도 순례길에 서 있는 구도자의 모습을 느끼게 한다.





Travel Tip


- 종교적 명소를 방문할 때 여성은 노출된 신체 부위(어깨, 등, 다리)를 가리는 것이 좋다

- 유용한 앱(App) 얀덱스(Yandex), 얀덱스 맵(Yandes map)

: 택시 이용 시 얀덱스를 이용한다. 우리나라 카카오 택시 서비스와 비슷하다. 택시 비용이 무척 저렴하다. 우리 돈 1,000~3,000원면 도시내 모든 이동이 가능하다. 흥정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빠르고 안전하 게 이동할 수 있다. 얀덱스 맵을 활용하면 길 찾기에 유용하다.

(타슈켄트 공항 입국 시 : 공항 내 현지 심카드 교체. 데이터 충전)



글. 사진 김진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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