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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

나무를 보며

by 꿈꾸는 momo

이 나무가 뭔지 아니? 화살을 만들기에 적합하기도 했고 모양도 닮아서 화살나무라 해. 이건 남천이란 나무. 잎색이 예쁘지. 이건 100일 동안 피어있어 백일홍이라고 하는 배롱나무.


함께 길을 걷다 길 가의 화목이름으로 말을 이어갈 때 그의 나이 듦을 짐작한다. 그리고 그것에 관심을 가지고 단어를 담아놓는 나 자신의 나이 듦도.


어릴 때, 놀이를 시작하며 모이던 곳이 마을의 큰 나무 밑이었다. 그곳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의 거점이었고, 술래잡기나 숨바꼭질의 시작과 종료를 알리는 지점이었으며, 땀을 식히던 휴식의 공간이기도 했다.


아이들에게 나무의 이름은 중요치 않다. 와르르 떨어지는 낙엽을 보며 까르륵 지나가고, 그 낙엽을 무심코 밟으며 뛰어다는 것. 인식하지 않고 즐기는 것. 머무는 것. 함께 하는 것.


그러다 문득.

그것이 추억될 때쯤의 나이에.

그것의 존재와, 변화와, 아름다움이 이름에 머물게 된다. 멀리 있던 것을 가져와본다. 사실은 늘 디디고 살던 자연에 대한 경이를 이제야 표하는 것이리라.


나는 이것이 진정 배우는 것이라 생각한다.

배움은 끝이 없는데

끝이 있는 듯한 대한민국의 배움은 예나 지금이나 아이들의 자유를 속박한다.

나뭇잎이 바르르 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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