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망할 소행성
아이들 읽으라고 빌려온 몇 권의 책들 중에 무심히 손길이 가서 펼친 책.
유쾌하고 기발한 문장에 모처럼 기분이 좋아졌다. 레몬즙 몇 방울로 잡내가 사라진 생선요리를 먹는 기분이랄까. 소행성 충돌예보로 시작된 지구의 종말이 가까워 오는 동안에도 작가는 한 문장도 허투루 쓰지 않았다. 열한 살의 소녀 '케미'의 시선은 보랏빛 소행성의 두려움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지구의 종말을 바라보며 두려움을 뛰어넘을 수 있는 비범한 아이의 '타임캡슐 상자'가 반전이었다는 걸, 후반부에 알게 되었다. 유쾌했던 모든 것들이 반전이었다.
쾅! 소행성에 부딪힌 것처럼 눈물이 차오른 건 특별한 경험이다.
한번 더 읽어봐야겠다. 올해, 내 인생 책이 될 것 같다.
엄청난 책이다. 그냥 아무것도 모른 채, 지금, 읽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