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삶 -에필로그
요약 문장:
우리의 행복은 각자의 우주 크기에 따라 달라졌다. 그렇다면 우리는 행복을 자주 느낄 수 있을 만큼의 우주를 만들고 수시로 행복해지는 게 좋겠다.
그림책을 통한 인문학 수업을 위주로 하는 내 교실에는 연령 제한이 없다. 예비초등학생인 7세 어린이부터 청소년,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약속한 시간에 내게 왔다.
정답이 있을 리 없는 그림책을 두고 해 볼 이야기는 무궁무진했고, 내 역할은 질문자다. 질문은 또 다른 질문을 연쇄적으로 물고 오기 때문에 같은 그림책으로 수업을 해도 이야기의 방향은 매번 조금씩 달라졌다.
민겸이는 일곱 살이지만, 한글을 모두 읽고 쓸 수 있다. 그날도 내가 먼저 그림책을 읽었다. 동화구연식 읽기 방식은 아니지만, 나는 행간 사이의 의미가 전달되도록 강약 조절에 중점을 둬 공 들여 읽었다.
활동지에 적힌 질문에 열심히 답을 적던 민겸이가 조용히 내게 물었다.
"선생님, 선생님은 행복해요?"
어린이에게 철학적 질문을 받을 때 나는 몹시 설렜다. 실제로 아이들은 철학적인 질문을 자주 했다. 그건 아마도 어린이가 어른들은 잘하지 않는 근원적 질문을 하기 때문일 것이다. 때 묻지 않으면서도 그 뿌리를 묻는 질문을 받을 때, 나는 헤매던 끝에 마침내 옳은 길로 들어선 것 같은 확신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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