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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현두 Oct 10. 2024

차갑고 딱딱한 그 품으로

#605

이 삶은 공허로 가득 차 있습니다

웃기는 농담입니다

텅 비고 채워지지 않는 것이 가득 차 있다니

참 웃기지 않는 농담입니다


구색을 갖추는 자리로 나는 들어갑니다

그곳에 쓸모있는 것들을 털어내고

나를 구겨 넣어야 합니다

있을 법한 것들을 빼고 있을리 없을만한 나를 넣어도 아무런 상관은 없을 것입니다


세상에 있을 법한것은 있을리 없을 법한것들에 시간을 빼앗깁니다

그러니 애초에 텅빈 나를 무엇에 넣는 다는 것은 채우는 일이아니라 비우는 일이 되는거겠지요

나를 아주 딱딱하고 선명한 청량함으로 구겨지게 안아주면 좋겠습니다

부드럽고 따뜻하지 않은 그 품에 굳어버린 마음을 맡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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