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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현두 Oct 31. 2024

넘어오지 마세요

#613

넘어오지 마세요

거기에 있으세요

그대는 내게 무서운 사람이었습니다

그 때에 나는 그대가 참 무서웠습니다


무섭게하여 미안합니다

단단하지 못하여 부끄럽습니다

나는 교만했습니다

그대에게 나는 참 부족한 사람이었습니다


떠나진 마세요

그대로 있기만 하세요

넘어오진 마세요

나는 그대가 무섭지만 멀리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날 여기에 두지 마세요

날 지켜보기만 하지 마세요

날 외면하지 마세요

깊이 외로운 나를 안아주었으면 합니다


멀어질수도 가까워질수도

인사를 할 수 도 잊을 수도

넘어가지도 넘어오지도 못하는

어쩌지 어쩌지 하다가 어쩌지 못한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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