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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파고 Mar 16. 2023

30년 맛집, 75탄-뭔가 쫌 다른 국제밀면

부산 3대 밀면 맛집 중 하나라는 연제구 거제동 국제밀면 본점 방문기

드디어 벼르고 벼르던 부산 3대 밀면 맛집 모두 섭렵하고 말았다.

하필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국제밀면이 마지막 코스가 됐다는 게 웃기는 일이지만 어떻게든 숙제 하나 끝낸 기분이다.



다른 밀면집들과 마찬가지로 국제밀면 역시 이면도로에 있다.

지금까지 맛집 축에 드는 밀면집들은 모두 후미진 골목 안에 숨어 있거나 이면도로 안 움푹 파인 곳에서 찾아낼 수 있었다.

오래된 건물의 문을 밀고 들어서니 여고생 대여섯 명이 밀면을 먹으며 수다를 떨고 있었다.

어쩌면 부산 학생들에게 밀면은 수도권에서 짜장면 같은 존재인지도 모르겠다.

국제밀면은 독특하게도 고명모둠을 추가로 판매한다.

궁금한 나는 당연히 추가로 주문했다.

밀면 하면 물밀면이 우선이라 생각하는 난 역시 물밀면 큰 걸 주문했다.



제일 먼저 육수가 담긴 주전자가 테이블 위에 올려졌다.

육수 때깔이 왠지 묽은 편이지 싶었는데 역시 육수는 좀 약한 듯했다.

원래 타인의 댓글 같은 걸 안 보는 편이고 신뢰하지도 않는 편인데 우연히 몇 개의 댓글을 보게 되어 선입견이 생긴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밀면집에 비해 호불호가 심하다던 귓동냥 정보가 딱히 틀린 얘기는 아닌 듯했다.

다른 유명 밀면집과 달리 국제밀면은 분점이 몇 개 되는 듯했는데 아마 이런 데서 결이 달라지는 느낌이 들었다.



5분 정도 기다렸을까?

물밀면 큰 거 두 개와 추가로 주문한 고명이 나왔다.

국제밀면은 독특하게 오이를 많이 쓰는 듯했다.

성질 급한 사람은 오이를 씹어야 하는 피곤함이 따라붙을 수도 있겠다.

조금은 이해가 되지 않았던 게, 같은 물밀면인데 육수 색이 다르다는 점이다.

양념장이 풀어진 것이겠지?



가위로 밀면을 두 조각으로 배를 갈랐다.



추가 주문한 고명을 반씩 나눠 올리고 보니 오이 양이 장난 아니게 많다.

열심히 비비고 비벼 육수에 양념을 풀었다.

양이 많아 잘 풀어지지는 않는다.

개금밀면에 비해 양이 상당히 많다.



드디어 시식이 시작됐다.

밀면은 대체로 약간 질긴 편이다.

어떤 사람들은 너무 똑똑 끊어지는 밀면을 싫어한다고도 하는데 면발 식감은 취향에 불과한 것이니 선을 그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국제밀면의 육수는 약간은 개금밀면과 비슷한 매콤한 맛의 결을 탄다.

그런데 육수가 좀 싱겁다 했더니 나도 모르게 식초와 겨자소스를 타고 말았다.

그동안 강한 양념에 익숙해져 버린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아무튼 부산의 유명 밀면집이라는 건 인정할 만한데 갑자기 국제시장 원조밀면이 떠오르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계산하고 나오며 주방 앞에 있는 큰 통의 정체를 물으니 역시 육수통이라고 했다.

저게 다 팔리면 그날은 문 닫는 날이지 싶었다.

여름에 시원한 밀면 먹으러 또 와볼 생각이다.

여름에 먹는 밀면 맛은 또 다른 느낌이니까 말이다.




수일 내에 내가 다녀본 부산 3대 밀면 맛집과 부가적으로 밀면 맛집이라 생각되는 밀면집 몇 곳을 두고 품평 같은 글을 써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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