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에서 오페라와 컨서트 즐기기

회사 동료들과 문화 공연을 함께 즐기고 있습니다.

by 정금호

독일에서는 30세 이하까지는 저렴한 가격에 문화 공연을 즐길 수 있는 권리가 있다. 그래서 ML 엔지니어인 독일인 회사 동료는 30세 이전까지 즐길 수 있는 공연은 최대한 즐기겠다는 신념으로, 많은 경우에는 일주일 내내 다른 종류의 오페라를 매일 보고 있을 정도이다. 그의 그러한 열정이 놀라워 어느날 같이 점심 식사를 먹다말고, 다음번에는 우리랑 같이 가자고 이야기를 했었고 그는 그자리에서 즉석으로 공연 예약을 했다. 같이 오페라를 보러 가기러 한 당일, 드레스코드 때문에 다들 정장을 입고 사무실로 출근했고 IT 회사에서는 흔한일이 아니라 기념 사진을 같이 찍기고 했다. 한국에서도 오페라를 본적이 있었지만, 겨우 20~30유로를 내고 오페라나 클래식 컨서트를 즐기는 것은 꽤나 매력적인 일이다. 물론 개인적으로 예약한다면 돈을 조금 더 내고서라도 좋은 좌석을 잡겠지만, 회사 동료들과 함께 가는 것이라 좋은 좌석보다는 그냥 함께 좋은 공연을 즐길 수 있다는데 의의가 있다. 공연 시작 전에 근처 되너집에서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입장을 해서 중간 휴식 시간 1회의 3시간짜리 "피가로의 결혼식" 공연을 관람했다. "오페라 글래스"가 간절했지만, 독일어/영어 자막을 상단에 표시해주고 공연의 퀄리티가 예상보다 훌륭해서 만족스러웠다. 물론, 중간 휴식시간에 다들 한잔 하며 독일인 동료의 해설을 들으며 공연 내용을 이해해야했지만. ㅎㅎ


20260111_105743.jpg
20251203_175636.jpg
20251203_171905.jpg
20260305_185807.jpg
20260305_185815.jpg


공연을 보러 갈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공연에 참여하는 음악가들(매년 리허설을 봐야하지만 정규직이라고 함)이 많고 공연장에서 일하는 직원들도 많아서 무척 보기 좋다. 베를린에는 작은 영화극장들이 많은데, 크게 흥행하지 않는 영화를 보러가도 영화를 보러온 사람들과 극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북적거려서 먹고 마시며 영화를 보는 재미가 있다. 요즘 한국의 대형 멀티플렉스들은 극장 규모에 비해 직원수가 적어서 천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영화가 상영되어도 (흥행이 안되는 영화일 경우에는 더욱) 여러모로 고충이 많다는 이야기를 듣는데, 아직까지 베를린은 영화나 오페라, 컨서트 등의 문화 공연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분위기이다. 팁이 많아서 나름 유명한 오페라 하우스에서 미니잡으로 일하는 딸내미의 말에 따르면, 공연이 있을 때마다 몇십명의 아르바이트생들이 출근해서 충분한 인원으로 일을 하고 유리잔 같은게 깨질것 같으면 깨지도록 놔두고 안전하게 피하라고 한단다. (다치면 더 많은 돈이 든다면서) 유쾌한 독일 할머니들은 팁을 잘주기 때문에 자주 오는 단골들에게는 특별 서비스를 해주기도 한다고. ㅎㅎ


작년 12월에는 일요일 오전에 베를린 필하모니 공연을 보러 갔었고, 지난주 목요일 저녁에는 2번의 휴식시간 포함 3시간 30분짜리 "호프만 스토리" 오페라를 보고 왔다. 저녁 7시쯤 시작해서 밤 10시 넘어서 끝나는 공연을 보고 나면 다음날 꽤나 피곤해서 쉽지 않지만, 공연 관람을 좋아하는 동료 덕분에 이렇게 저렴하고 편리하게 공연을 즐길 수 있다는 있다는 것이 너무 좋다. (호프만 스토리를 보다가 예약한 자리가 너무 좋지 않아서, 2막부턴 더 좋은 빈자리로 옮겨서 보기는 했지만 ㅎㅎ) 그리고 동료들과 함께 공연이나 공연과 관련된 이야기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고. 이 친구가 곧 30세가 되어 이 모임이 얼마나 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덕분에 공연 관람에 다시 재미를 붙였으니 개인적으로도 종종 즐겨볼까 한다. 그리고 다음에 오페라를 보러 가게 되면 반드시 "오페라 글래스" 하나를 사서 가야겠다.


20260307_100618.jpg
20260307_103657.jpg
20260307_104052.jpg
20260307_104106.jpg
20260307_110644.jpg
20260307_111928.jpg


지나치게 눈이 많이 내린 겨울을 보낸 덕분인지, 예년보다 일찍 좋은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보통 4월부터 눈에 띄게 날씨가 좋아지는데, 올해는 3월초부터 좋은 날씨가 이어져서 독일 사는 모두가 기분이 좋다. 면허를 따고 차를 사주자마자 신나게 차를 몰고 다니는 딸내미 덕분에 우리 부부는 요즘 운전할 일이 많이 줄었다. 애들이 다 커서 예전같으면 우리와 함께 어딜 가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최근에는 우리 부부끼리만 여기저기 놀러다녔었는데, 요즘엔 주말에 어디로 드라이브 가자고 하면 딸내미가 군말없이 우리를 태우고 여기저기를 함께 간다. 이번 주말에는 겨울이 끝난 기념으로 포츠담의 상수시궁전에 강아지와 산책을 다녀왔다. 늘 그랬듯이 강아지와 2시간 정도 여유있게 산책을 즐기고 중간에 단골 카페에서 커피 한잔과 복부어스트 하나를 먹고 왔다. 얼마나 오래 갈지는 모르겠지만, 당분간은 주말마다 좋은 날씨에 딸내미와의 드라이브를 즐길 계획이다.


https://brunch.co.kr/@nashorn74/144


작가의 이전글독일 IT 취업/이민 관련 세미나 신청 접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