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한 징계에 맞서라
설상가상(雪上加霜), 화불단행(禍不單行). 이런 사자성어가 떠오릅니다. 설상가상은 “눈 위에 서리가 더해진다.”라는 뜻이고, 화불단행은 “재앙은 혼자 오지 않는다.”라는 뜻을 품고 있습니다. 인생사 살다 보면, 좋을 때는 한없이 좋다가 나쁠 때는 겹겹이 힘겨워지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근로자로서 늘 불안한 삶을 살아가는데 회사는 근로자의 사소한 실수조차도 용납하지 않는 게 현실입니다.
근로자로서 회사의 부당한 징계에 맞서 당당하게 맞서 승소했습니다. 그러나 회사는 쉽게 물러서지 않습니다. 또 다른 뭔가를 찾아내 당신을 공격할 구실과 명분 만들어 중징계를 시도할 것입니다.
저는 사기업과 공기업에 근무한 적이 있습니다. 두 회사는 남들이 부러워할 직장이었습니다. 그러나 두 회사는 외부에서 보는 시선과 달리 내부적으로 엄청 썩어 있었고, 시대에 뒤처진 조직 운영이 팽배하였습니다. 회사들이 모두 이런가 싶을 정도로 참담했습니다. 모든 회사가 그렇다고 단정 지을 수 없습니다. 회사는 냉정했고 가혹했습니다. 한 마디로 무지막지했습니다.
저는 사기업에 근무 시절 누구보다도 큰 성과로써 조직에 기여했습니다. 그러나 경영진과 노동조합 간의 마찰이 확산되자 조직의 분위기는 극단으로 치닫게 되어 파업에 이르기까지 되었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자 회사는 누군가 책임지는 모습으로 노사 간의 마찰을 봉합하려고 했습니다. 저와는 무관한 사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중징계를 시도했고, 저는 부당함을 주장하며 맞대응을 준비하였습니다. 하지만, 사기업에서 회사를 상대로 싸운다는 것은 냉철한 판단이 필요했습니다. 과연 근로자로서 당당히 맞설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깊었습니다. 화해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해당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조건과 그간의 공적을 참작하여 적절한 위로금을 받는 조건으로 퇴사를 결정하였습니다. 사장이 되겠다는 청춘의 꿈은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제가 공기업에 근무하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제가 관리하였던 직원의 행사비 전용 문제, 사업비 집행의 부적정 등이 조직 내부에 큰 문제로 대두되자 경영자는 하루속히 사건을 봉합하려고 무리수를 두기 시작했습니다. 공기업이므로 원칙과 기준 그리고 규정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는 판단과는 달리 사건을 처리하는 방식은 사기업에 버금갔습니다. 당시 재무관의 지위에 있었던 저는 모든 회계 지출에 결재를 하는 직책이었습니다. 지출 품의에 기관장의 결재가 분명하게 이루어졌고, 그 결재 근거에 따라 자금 집행을 한 저에게 관리 소홀과 책임 전가라는 프레임으로 가혹한 중징계를 하였습니다. 너무도 황당하고 억울하였습니다. 이에 대하여 저는 지방 노동위원회에 부당징계 구제신청을 하였으며, 결과는 승소하여 부당한 징계였음이 판정되었습니다. 그러나 회사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회사는 또 다른 사건에 대하여 관리 소홀이었다는 책임을 물어 또다시 중징계를 하였습니다. 누가 봐도 사퇴시키려는 의도로 중징계로 일관하고 있음이 뻔했습니다. 회사는 반복적인 징계로 자진 사퇴만이 현명하다는 식으로 정신적인 압박을 지속하며 괴롭혔습니다. 이렇게 조직은 근로자의 저항에 대하여 쉽게 물러서지 않습니다. 오히려 원칙과 기준도 무시한 채 무작정 중징계로써 '정직'을 두 차례 하고, 그도 안 되니 급기야 직위해제로 '해고' 처분까지 서슴지 않았습니다. 회사가 잘못이 있었다면 인정하고, 더는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라고 생각되지만 그리되지 않았습니다. 조직의 생리는 여전히 근로자에게 가혹합니다. 그게 현실입니다. 결국, 저는 2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네 건의 사건으로 회사를 상대로 법적 공방을 펼쳐야 했으며, 모두 승소하여 부당한 징계였음을 인정받고 당당히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근로자들은 잘못하면 대부분 인정합니다. 다소 억울해도 자신의 잘못이 조금이라도 있다는 마음으로 화해하려는 제스처로 물러섭니다. 그러나 회사는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너그럽지 않습니다. 제가 겪어본 바로는 사기업이든 공기업이든 대동소이한 것 같습니다. 회사의 압박에 대비하며 근로자의 권리를 지키는 법에 대하여 늘 고민해야 합니다.
먼저, 조직의 생리를 이해해야 합니다. 지방노동위원회에서 승소를 이끌어낸 것은 근로자로서 당신이 거둔 중요한 법적, 심리적 성취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만족하며 방심해서는 안 됩니다. 회사는 종종 재차 징계 사유를 찾거나 추가적인 압박을 가하려는 행동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는 기업이 자신의 결정과 권위를 방어하고, 조직의 기강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적 움직임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근로자는 이런 상황을 예상하며 경계와 준비를 늦춰서는 안 됩니다.
기업은 종종 근로자를 압박함으로써 자신의 결정이 정당하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경향을 보입니다. 해당 직원이 아무리 유능하고 성과가 탁월했다고 하더라도 조직 전체를 위해 개인은 희생시켜야 한다는 잣대가 강하게 작용합니다. 서글픈 현실입니다. 조직은 내부적인 통제력을 유지하고 다른 직원들에게 본보기를 보이기 위해 이러한 행동을 취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근로자는 승소가 끝이 아니며, 회사가 추가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대비해야 합니다.
둘째, 방심하지 말고 경계심을 통한 평정심을 유지해야 합니다. 현재 승소에 안주하거나 회사가 이제는 멈출 것이라고 가정해서는 안 됩니다. 근로자는 자신의 행동과 태도를 항상 주의 깊게 점검하고, 직장 내에서 자신의 이미지를 신중히 관리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다음 세 가지를 실천하면 좋을 것입니다.
◾ 근무 태도를 개선해야 합니다.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며, 회사가 비난할 여지를 남기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속칭, 책잡힐 일을 만들지 않는 것이 현명합니다.
◾ 언행의 신중함이 필요합니다.
동료 및 상사와의 대화에서 불필요한 갈등을 피하며, 정중하고 논리적인 의사소통을 유지하시기 바랍니다. 당분간 말을 최대한 아끼는 것이 좋습니다.
◾ 공정성을 유지해야 합니다.
불필요한 오해나 불신을 유발하지 않도록 정당한 행동을 지속하십시오. 당신의 태도에서 늘 평정심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회사는 사건이 터지면 일차적으로 근로자의 탓으로 치부합니다. 그리고 희생양을 찾으려는 속성이 있습니다. 이런 숨은 의도에 휘말려서는 안 됩니다. 회사가 근로자를 압박할 의도가 있더라도, 당신은 상황에 끌려가지 않고 능동적인 태도를 유지해야 합니다.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면서도 업무와 조직 생활에서의 모범적인 행동은 회사가 추가 징계를 시도하려는 빌미를 약화시킬 것입니다.
지방노동위원회에서 승소한 것은 당신의 권리를 인정받은 중요한 단초이지만, 회사는 재차 압박을 가하려는 시도를 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조직의 생리와 회사의 전략적 움직임을 이해하며 경계를 늦추지 말고, 업무 태도와 언행에서 신중함을 유지하십시오. 준비된 자세와 자신감 있는 태도로, 부당한 행동에 맞서고 자신의 권리를 계속 지켜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흔들리지 않는 당신의 신념을 지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