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병원

by 방구석여행자

얘야,

그렇게도 싫더냐?

병원이.


한 달에 한 번쯤

아파서 병원에

갔던 날들.


너는 가기 싫다고 온몸으로 울고,

나는 어떻게든 데려가려고 하고.

우린 그렇게 둘이서

실랑이를 벌였지.


어떤 사탕발림 말도

통하지 않았어.


너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참 많이 힘들었던

지난 날들.


그러던 어느 날

너는

병원에 가야 할 때

더 이상 울지도, 떼쓰지도

않는 거야.


네가 또 한 뼘

성장했다는 걸

느꼈지.


그리고 우린

한동안

병원에 가지 않았어.


한참의 시간이 흐른 후

다시

병원을 찾게 된

우리.


너무 오랜만이었나 봐.


또다시

어떤 사탕발림 말도

통하지 않았어.


너는 힘들어했고,

그런 너를 감당하는

나 또한

참 많이 힘들었어.


우린 또다시

익숙해져야 하는 거야.


언제쯤 다시,

너는 기분 좋게

병원에 가게 될까.


나는 그날만을

손꼽아

기다려.





keyword
이전 18화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