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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생각보다 접수된 이력서가 적네요.

by 고요지안

회사생활을 한다면 언제나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이 한 가지 있다.

나의 업무를 함께 수행하며 팀의 과제를 성공적으로 이끌 신뢰할 만한 동료가 바로 그것이다.

인력이 부족하여 업무 지연이 불가피하다면 더더욱 그러할 것이다.

이러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회사에서는 수시 전형을 통해 경력 인력을 영입한다.


경력 인력은 즉시 투입이 가능하고 추가적인 교육이나 내재화에 드는 시간도 거의 불필요하다.

이들은 기존 인력의 공백을 메우며, 곧바로 결과를 내는 기능을 수행한다.

중장기적인 회사의 성장을 위한 인재확보라는 거창한 목표가 아닌 것이다.

분명한 점은, 인력 보강을 바라는 회사(팀)와 구직자의 이해가 일치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구직자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경력직 면접 준비에는 무엇이 있을까?

(단, 포트폴리오, 실무과제, 프레젠테이션, 레퍼런스 체크등 다양한 면접 방식은 별건으로 하겠다)

입장을 바꿔서 생각을 해보면 쉽게 정답을 찾을 수 있지만, 사실 그 부분까지 고려하는 것은 구직자의 입장에서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채용담당팀(인사팀) 관련자는 폭넓은 분야를 질의할 수도 있겠으나, 업무팀 담당자의 면접은 범위가 제한적이며 매우 실무 중심임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지극히 주관적이지만 아래와 같이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눠서 면접 질문을 예상해 볼 수 있다.


첫째, 본인이 작성한 경력기술서에 기반한 질문이다.(가장 유력하다)

예를 들어 동종업종에 지원했고 정부의 정책에 제한을 받는 업종(예를 들면 금융, 보험 등 자본시장)이며, 본인이 그 정책에 참여한 이력을 기술했다면 면접관은 그 건을 질문할 확률이 매우 높다.

주의할 부분은 그 면접관은 그 정책에 대한 업무를 수행했을 것이고, 누구보다도 그 업무를 잘 알고 있는 만큼 답변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명확한 답변을 했다면 면접관은 경력기술서에 신뢰를 가질 것이다.


둘째, 사내에서 정책적으로 경력직 채용 시 활용할 질의서를 사전에 준비를 해 두는 경우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질의내용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유가 될 수도 있는 만큼 정형적인 질의서는 준비해 두지 않는다. 대부분의 질의내용도 업무 범위를 넘어선 폭넓은 지식이 요구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런 질문을 받더라도 긴장을 할 필요가 없다.

면접관 또한 그 업무에 대한 지식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셋째, 면접관이 사전에 채용요건에 맞는 질의내용을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준비를 하는 경우다.

하지만 면접관 또한 바쁜 업무로 인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방법이다.

하지만 열성적으로 질의내용을 준비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지만 대부분은 업무 범주의 통상적 질문으로 충분히 답변이 가능한 경우다.


만약 경력직 채용으로써 실무 면접장까지 왔다면 채용담당팀(인사팀) 관련자의 질의는 괘념치 않아도 된다. 그들의 관심사는 인건비(급여)에 맞춰져 있고 기본적인 인성을 보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 자리에서는 철저히 업무 연관성에 집중된 면접관의 질문에 충실해야 한다.

당락 결정의 핵심을 쥐고 있을 뿐 아니라 향후에도 그 면접관이 당신의 상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경력직 채용에 접수된 이력서입니다.

저희가 일부는 체크를 해서 걸렀고, 메일로 이력서를 보내드렸습니다.

인비사항이니 취급 후에는 삭제 부탁드립니다."


인사팀 담당자는 바쁜 와중에도 너희 팀을 많이 도왔다며 은근히 뿌듯해하는 기색이었다.

하지만 내가 받은 이력서는 15개에 불과했다. 듣기로는 수백 개의 이력서가 접수되었다고 했는데 그 많은 이력서를 모두 검토하며 필터링했다는 것인지.

기초 역량이나 적격성 심사를 명분으로 학력과 스펙을 보며 정리를 했다고 생각하니 아쉬움이 컸다.


"네, 감사합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접수된 이력서가 적네요.

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시간과 노력을 들여 작성된 이력서를 하나하나 열어보며 확인을 하였다.

나의 경우는 이력서를 시간대를 바꿔가며 최소 5번을 꼼꼼히 읽어보는 편이다.

오전에 한번, 오후에 한번, 저녁시간대 한번, 다음날에도 이런 식으로 다시 여러 번 확인을 한다.

나의 개인적 감정에 좌우되어 이력서를 배제하기에는 기회를 절실히 찾는 지원자의 상황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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