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보고서가 너무 좋았어요.

by 고요지안

비용이 수반되는 신규 사업을 진행할 때는 많은 절차들이 걸림돌로 작용을 한다.


뿐만 아니라 그 절차 속에도 이해관계가 있는 유관부서들이 또 한 번 장벽처럼 도사리고 있게 된다.

그도 그럴 것이 상당한 사업비가 지불이 되기에 어쩌면 이런 검토 과정은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수순이라고 생각하는 게 합당할 수 있다.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각종 절차를 앞세워 저마다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사업의 타당성을 점검하는 방법 중 많이 사용되는 절차가 위원회의 심의를 통한 의사결정이다.


이렇게 하면 특정인에 의한 예컨대 대표이사 단독의 의사결정으로 인해 사업추진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도 위원회 심의를 거친 집단적 합의와 절차로 수행된 것으로 소명을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대표이사 단독의 의사결정은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예외적인 경우로 한정된다.




우리가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의 추진보고는 예상외로 위원회의 문턱을 가볍게 넘겼다. 요약된 맞춤식 보고서도 한몫을 했겠지만 역시나 촉박한 사업일정을 강조한 전략이 유효했던 거 같다.


"팀장님 위원회 통과 됐습니다.

생각보다 쉽게 진행이 된 것 같습니다."


본인의 사업 기안이 우수했음이 증명되었으니 칭찬을 해달라는 표정이 묻어났다. 하긴 그건 사실이기도 했다. 그의 사업 안건에 대한 보고서는 기술엔지니어만 접했던 나로서는 견줄 데 없는 실력이었다.


"수고 많았습니다.

보고서가 너무 좋았어요."


나의 대답에 그제야 만족하듯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팀 이동후 부담스러운 나의 첫 번째 사업추진은 이렇게 무사히 마무리가 되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보고서를 쓰는 일은 언제나 험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