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생활을 하다 보면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또 헤어지게 된다.
그중에는 다시 만나 함께 생활을 하는 경우도 있고, 때로는 단지 길에서 우연히 스쳐 지나가듯 만나는 경우도 있다.
물론 그렇지 않고 영영 다시 보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분명한 건 적어도 헤어진 그 당사자가 내가 현재 일하고 있는 업종에서 계속 활동을 하고 있다면, 언젠가는 다시 만나게 될 거라 생각해도 틀린 말은 아니라는 것이다.
누군가와의 만남은 늘 설레고 어색하지만 헤어짐은 항상 어렵고 아쉽기만 하다.
생활을 하다 보면 저마다의 이유로 함께했던 동료들이 하나둘씩 자리를 떠나간다.
물론 나도 그렇게 떠나온 경험자이기도 하다.
10여 년 전 전쯤으로 기억이 되는데, 2~3년간 함께 근무를 했던 협력업체 직원분이 계셨다.
사실은 IT 분야의 프리랜서 개발자 분이라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이 될 거 같다.
요즘 시중에서 활동하는 프리랜서 개발자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그분은 정말 누가 봐도 전문성이 돋보이는 진정한 실력자였다.
연배가 나보다 높으시고 업무 수행 능력도 뛰어나셔서 내심 형님처럼 신뢰했던 분이었다.
그분이 마지막 1년 정도 기간의 내부 프로젝트를 완료하시고는 '철수'를 하겠다고 하셨고, 이후 정말 약속한 기간이 지나자 미련 없이 그만두셨다. 마지막날 차를 마시면 내게 미안했던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왜 그렇게 아쉬워하세요?
그동안에 일 하시면서 직원들이랑 많이 헤어져보셔서 익숙하시잖아요."
어색한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애써 말을 건네는 듯했지만, 말과는 다르게 미안함과 아쉬움이 얼굴에 그대로 묻어있는 모습이었다.
헤어짐이 어떻게 익숙하겠냐마는 시간이 더 흐르고 많이 헤어져보니, 그 순간이 아쉬울 뿐이지 정말 그것도 익숙해지는 거 같다.
그분은 이후에도 두 번 정도 더 만나고 함께 프로젝트를 수행했었고 현재는 또 헤어져 있는 상태다.
" 팀장님 안녕하세요.
인사드리러 왔습니다."
어색함에 얼굴이 살짝 달아오른 듯 보였지만 아쉬움이 가득한 모습이었다.
"얘기 들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서 그래요?
아무튼 고생 많았고.. 저는 항상 이 자리에 있는 거 알죠?
다음에 근처에 오면 꼭 연락해요."
그럴 리 없다는 거 알지만 난 익숙해진 헤어짐에 또 같은 얘기를 해버렸다.
그가 나에게 연락을 할리 있을까.
역시나 단지 이 순간이 아쉬울 뿐인 것이다.
"그동안 너무 감사했습니다.
힘들어서 좀 쉬고 싶어서 그만두는 겁니다.
팀장님께서 도와주셔서 많은 힘이 되었습니다."
쑥스러워 애꿎은 손끝을 만지며 그가 말했다.
어떤 힘든 일이 있는지 묻고 싶었지만 엄연히 지켜야 하는 선이 있는 것이 아닌가.
짧은 인사와 함께 허리를 숙이는 그의 모습에, 나도 아쉬움의 미소를 지으며 그를 떠나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