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석의 노래
고등학생 때부터 내 버킷리스트 중 하나는 서른이 될 때 즈음에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를 듣는 것이었다.
머물러 있을 줄만 알았던 청춘이 떠나가는 건 어떤 느낌일까. 매일 이별한다는 건 무슨 뜻일까. 그때가 다가오면 나는 어떤 어른이 되어있을까. 같은 궁금증과 기대들.
벌써 스물아홉이 됐다. 소주 마시는 사람한테 그럴꺼면 알콜램프 마시라고, 맥주가 오줌이라며 놀리던 나는 소주에 국물을 즐기고 금요일이면 맥주를 마시는 내가 됐다.
그래서 서른즈음에를 다시 들었다. 다행인건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라는 말은 동의할 수 없는 가사가 되었다는 것.
한편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라는 가사는 이제 조금 알게 됐다. 지금 내가 누리는 편안함, 사랑, 행운은 영원하지 않다는 거. 그것들과 필연적으로 이별하게 될 거라는 사실.
청춘이 가지고 있는 저주가 있다면 앞으로 마주할 이별이 너무 많이 남았다는 사실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