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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한우리 Nov 25. 2022

딸기의 추억

스트로베리~나이스

어떤 과일을 좋아해? 누군가 나에게 물으면 망설임 없이 무조건 딸기라고 대답한다.

많은 과일 중에 난 딸기를 좋아한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딸기의 달콤함과 새콤한 향이 어우러지면서 난 좋다. 약간의 억지로 스토리를 깨 맞추면 약간의 시간을 점프해야 한다. 과거로의 점프!!


1986년 1차 수술을 앞두고 엄마는 나에게 물었다. "우리 딸 먹고 싶은 거 있어?" "딸기 먹고 싶어."라고 대답을 했다고 한다. 시골마을에 살았던 나는 태어나 3년 정도의 인생을 살아오면서 딸기를 먹어본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딸기 맛을 보았기에 딸기라고 대답을 한 건가 디테일하게 엄마에게 물어보진 않았다. 수술을 앞두고 아무것도 먹지 못하는 날 위해 엄마는 뭐라고 사주고 싶어 나에게 물어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딸기"라니 엄마는 그 순간 어떤 생각을 하셨을까? 86년 추운 겨울날 엄마는 나를 외할머니에게 맡겨두고 병원 밖을 나가 딸기를 찾기 시작하셨다고 한다. 병원 밖에 모르는 엄마에게 그 당시 대형마트나 백화점이 어디에 있는지 조차 몰랐고 지금처럼 핸드폰으로 검색해서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편리함도 없었기에 엄마는 정처 없이 다니셨다고 한다. 수술 이틀을 남겨두시고 말이다. 그 이틀 동안 엄마는 서울에 살고 있는 삼촌에게 물어물어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는 찾을 수 있었지만 딸기는 찾을 수 없었다. 지금처럼 흔하지 않았고 그 당시 딸기가 귀했다고 하니 엄마는 딸기를 구하지 못한 거에 대해서 가끔 말씀 중이시다.


딸기 철이 되면 난 마트로 달려가 딸기 한팩을 사 오거나 근처 딸기밭으로 딸기를 구매를 하러 간다. 엄마도 마트에서 딸기가 보이면 항상 사 오신다. 그래서 내가 딸기를 좋아하는가 싶기도 하고, 먹어본 과일 중에 내 입에 잘 맞는 거 같아서 딸기를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무렴 다 좋다. 난 딸기가 그냥 무조건 좋다.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 딸기가 너무 좋아 일 년에 한 번 정도 사치를 부린다. 바로 '딸기 뷔페'이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은 없지만 서울에 가면 '딸기 뷔페'가 있다는 걸 몇 해 전에 알게 되었다. 이제 그 시즌이 돌아온다.

어디든 상관없다. 일 년에 한 번 정도 나를 위해 딸기를 위해 멋 부리고 사치 부리는 날. 

내 돈 내 먹(내 돈으로 내가 먹기)을 하러 곧 서울을 가야 하는 이 시점. 딸기가 나를 부른다.


딸기의 추억은 애잔했지만 지금은 달콤하다.

모두에게 하나씩 추억이 있다는 건 그만큼 소중하고 값진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오늘 하루도, 이번 한 주도 열심히 일한 모든 분들에게 좋은 추억이 생기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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