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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한우리 Mar 19. 2024

[여행쿠킹] 뉴욕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그리운 뉴욕

EATALY
애피타이저
마르게리따 피자
100만 년 만의 내린 비 그리고 뉴욕

회사가 바쁜 시즌이라 결혼하고 바로 신혼여행을 가지 못했다. 남편 일정도 봐야 했기에 이왕 늦어진 거 일 하면서 여유 있게 가고 싶었고 평생의 한번 신혼여행을 짧게 다녀오고 싶지 않았기에 나름 계획을 세워야 했다. 오랜 기간 자리를 비워야 한다고 생각하니 회사에 눈치가 보였다. 하지만 굴복하면 제대로 여행을 못 갈 것 같아서 눈 딱 감고 회사에 말씀드렸더니 흔쾌히 다녀오라고 했다. 

그 결과 우리는 3주 동안 신혼여행을 갈 수 있게 되었다. 


두 번째 뉴욕인 난 신혼여행은 조금 특별하게 보내고 싶어서 첫 번째 뉴욕여행을 했을 때 그때의 그 장소가 아닌 다른 색다른 곳을 찾고 싶었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도 워낙 유명하지만 요즘 뉴욕에서 또 다른 야경 맛집들이 많이 생겼다고 하니 그곳이 더 궁금해졌다.

입장권은 인터넷으로 예매하고 나름 계획형 인간이라 이곳저곳 검색하고 발품은 인터넷 검색창에서 찾고 또 찾았다. 그렇게 계획을 세우고 뉴욕에 도착한 우리에게 감격의 눈물이 아닌 하늘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이 비가 그치길 만을 기다렸지만 9일 뉴욕 생활하면서 8일은 비가 내려 여행다운 여행은 하지 못했고, 계획했던 모든 것들을 수정하기 바빴다. 

센트럴 파크가 잠기고 교통이 마비되고 THE MET 박물관이 비로 인해 일찍 셧다운 하는 버라이어티 한 경험들 속에서 버틸 수 있었던 건 맛있는 음식들이 우리의 신혼여행을 위로해 주었다.

칵테일바, 와인, 피자, 햄버거, 맥주 등등 모든 것들이 우리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미국에 살고 있는 친구 덕분에 오페라 식당에서 오페라를 들으며 음식을 먹고 한국에서 경험할 수 없었던 모든 것들과 꼭 뉴욕의 관광명소가 아니어도 레스토랑에서도 즐길 수 있다는 걸 알게 해 줬다.

그중 추천하고 싶은 한 곳이 있다. 


바로 "EATALY"이다.
Eataly NYC Downtown
101 Liberty St, New York, NY 10007 미국

우리는 월가 근처에 있는 이틀리로 정했다. 뉴욕의 지하철을 타고 역시나 비가 내리고 있는 뉴욕의 거리를 느끼며 걸으며 도착한 곳. 레스토랑 안에 도착한 난 '여기 내 스타일이야~' 미어캣처럼 두리번거리기에 바빴다. 다양한 사람들이 앉아서 저녁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마치 영화에서 본 한 장면과도 같았다.

친구의 남편이 미리 예약을 하고 안내받은 자리 바로 앞에 바(Bar)가 있었다. 들어가 보진 않았지만 미국에는 바(Bar)가 식당마다 있다는 걸 새삼 감동까지 한 나다. 멋들어지게 Bar에 앉아 칵테일을 마시는 나를 상상도 해보고 말이다. 

메인 요리를 주문하고 기다리고 있는 동안 애피타이저가 나왔다. 그럴싸한 도마 위에 하몽, 치즈 그리고 견과류와 과일을 세팅해서 가져온 서버가 사랑스러워 보일 정도였다. 눈으로만 봤는데 입에서는 침샘이 폭발할 지경였다. 준비된 와인과 함께 애피타이저를 맛보는 순간 '지상낙원, 이곳이 천국이구나.' 와인맛을 잘 모르는 나에게 와인 한 모금은 그저 포도맛에 가까웠지만 이틀리 분위기와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이 시간들이 바로 천국이 아닐까 하는 생각과 함께 다시금 와인 한 모금을 입안 가득 채우기에 바빴다.


첫 번째로 왔을 땐 뉴욕의 관광명소만 찾아다니며 배고픔에 시달리고 베이글 한쪽과 커피 한 모금이 전부였던 지난날들과 달리 신혼여행은 좋은 사람들과 함께 뉴욕 다운 뉴욕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

현지인 맛집을 다니며 누릴 수 있는 혜택에 감사함을 느낀 여행이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시간조차도 뉴욕을 그리워하고 또 가고 싶은 목마름에 물만 벌컥벌컥 마시게 된다.

언제 갈지 모를 뉴욕

다시 간다면 1일 1 이틀리로 정하고 싶을 정도로 맛있는 요리와 분위기에 취하고 싶다.


여행은 순간의 찰 날과도 같다.

그 순간의 찰 날이 추억과 기억을 떠올리고 다시 또 갉아먹고 닳아 없어질 때까지 파 먹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좋다.

나의 소중한 경험과 인생의 중요한 순간였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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