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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한우리 Apr 12. 2024

맥주의 계절

시원한 맥주가 늘 생각나니 어쩐담

야외 테라스에서 먹는 맥주, 캬 ~~^^


밥 하기 싫은 날이다. 날씨도 좋고 어디론가 뛰쳐나가고 싶게 만드는 화창한 봄날의 햇살 덕분에 주방파업을 선언한 날. 전날 회식으로 인한 과음으로 그리고 해장도 못해 속도 아직 울렁거리기 직전까지 가버린 상태. 남편이 한 마디 한다. “나 갈까? “

한마디에 좋아 옷을 갈아입고 현관문 앞에서 똥 마려운 강아지처럼 몸을 베베꼬고 있었다.


“어디로 갈까?”

남편이 한 마디 더 거든다.

“해장하고 싶어. 속이 울렁거려.”

나의 한 마디에 남편 속이 뒤집어진다.

술을 잘 못 마시는 내가 해장타령을 한다는 건 극히 드문 일이기에 나의 건강지킴이 남편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표정이다.

어쨌든 나부터 살아야겠다 싶어 동네 한 바퀴를 돌고 돌아 야외 테라스가 있는 호프집으로 결정을 했다.

삼겹살, 족발, 곱창집들을 지나갈 때마다 꼬소운 냄새가 진동하면서 발길을 잡지만 속이 울렁거리는 나에겐 모두 역한 냄새들이었다. 환장하고 먹어야 할 메뉴들인데 말이다.


이른 시간이라 손님은 우리와 다른 테이블에 앉아 있는 사람 외에 아무도 없었다.

맥주와 어묵탕을 시켜서 먹기 시작했다. 전날 맥주를 마시고 또 맥주를 마시고 앉아 있다.


어느 날 ‘해장엔 해장술을 마셔야 해’ 남편이 지나가는 말로 얘기를 해준 적이 있다. 근거 있는 것인가? 설명해 보라고 하지만 해장술을 마셔야 괜찮아진다는 남편 말이 그때는 무슨 말인지 몰랐지만 지금은 알 거 같다.

어떠한 구체적인 논리와 근거는 없지만 그렇다.


맥주와 어묵탕으로 속을 달래주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공원 한 바퀴 산책하니 힘들었던 속이 풀리면서 조금 살 것 같았다.


불금인 오늘 저녁, 뭐 먹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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