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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산은 Feb 05. 2022

안보의 핵심은 불안을 줄이는 것이다

한 대선후보의 ‘사드 추가 배치’ 공약에 대한 우려

대선 후보 간 국가 안보에 대한 시각이 다르고 의견이 분분하다. 수도권 방어를 위해 사드를 추가 배치하겠다는 한 후보의 주장에 의견이 분분하다. 일견 강한 모습 같고 눈길을 끌 수도 있지만 현 한반도 상황에서 취할 정책은 전혀 아니다. 현재도 전 세계에서 가장 무기 밀집도가 높은 화약고와 같은 한반도다. 과연 사드를 추가로 더 배치하는 것이 바른 방향인가? 아래 기본적인 사항을 고려한 주장이며 공약일까?


첫째는 비용 대비 효과다. 직접비용만 쉽게 1조 원이 넘을 천문학적 지출에도 그 방어 효과는 매우 불분명하다. 미사일 방어체계라는 상징성은 있지만 실효에 대해서는 전문가의 의견도 분분하다. 특히, 북한과 근접한 수도권은 저고도 미사일로 날아오기에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인 사드로 방어할 수 없다는 견해다. 직접비용 외에도 긴장 고조에 따른 간접비용까지 생각하면 효과 대비 지불해야 할 비용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둘째는 극심한 한반도 긴장과 투자 심리 냉각이다. 실효 없는 배치임에도 북한과 군사적 긴장은 더욱 첨예해질 것이다. 설령 전쟁까지 가지 않아도 전쟁 위협이 고조되는 자체로 우리나라에 대한 국내외 투자자의 투자심리는 극도로 떨어질 것이다. 국제적으로 개방이 안된 북한은 기실 잃을 게 없지만 국제관계 속에서 조밀하게 얽혀 산업이나 주식시장에 해외 투자 비중이 높은 대한민국이 감당해야 할 경제적 충격은 어떠할까? 북한에 1m 미만의 잔잔한 파도가 생긴다면 대한민국에는 쉽게 10m 이상의 파고가 밀어닥칠 것이다. 우리의 충격은 그대로 상대에게는 기회가 되기에 북한에게는 바둑에서 말하는 꽃놀이 패가 될 수 있다. 전혀 실효는 없는 사드 추가 배치로 한반도 상황의 주도권은 오히려 북한에 속절없이 넘겨주고 북한을 돕는 전혀 다른 결과로 귀결할 수 있다.  


셋째는 중국과의 군사적 긴장과 첨예한 무역마찰도 불가피하다. 중국에 진출해 있거나 중국에 수출하는 우리 기업에게는 치명적인 타격이 될 것이다. 박근혜 정부 말기에 정치적인 위기 전환용으로 한반도 사드 배치를 전격 결정한 후 얼마나 큰 홍역을 앓았는가? 어렵게 중국에 진출해 십 수년간의 막대한 투자를 통해 가까스로 뿌리내린 수많은 한국 기업이 철수해야 했다. 과실수를 수년간 잘 키워 막 수확하려는 즈음 밀어닥친 쓰나미와 같았다.   


넷째는 국내에서 야기될 분열과 갈등이다. 유사시 공격받을 위험이 높은 혐오시설인 사드 설치 장소와 지역을 두고 진영 간 지역 간 첨예한 대립과 갈등은 불 보듯 뻔하다. 좋은 정치인은 통합을 이끌어 내지만 나쁜 정치인은 분열과 갈등을 통해 사익을 취한다. 과연 누구를 위한 공약인가?  어떤 실익도 없는 행위로 돌이킬 수 없는 분열과 갈등을 양산할 터무니없는 주장이고 공약이다.


안보라는 국가의 중차대한 이슈를 선거용으로 가볍게 치부하는 그 경박함과 무책임함이 놀라울 뿐이다. 심도 있는 분석을 통한 안보 공약이 아니라 떠도는 표가 있어 보이기에 한 번 던져 보는 투망식 공약이 한심하고 두렵다. 신중해야 할 대선 주자의 말은 아니다. 점괘에 따른 것일까? 흑백 논리에 물든 편협한 리더가 만드는 불안과 위협을 경계한다.      


근본적으로 ‘안보란 불안을 줄이는 것’이다. 전쟁의 위협을 녹여내는 것이며 전쟁에 이르지 않고 평화를 구축하는 것이 최상의 안보다. 전쟁 억지력을 높인다고 주장하는데, 억지력은 치밀하게 전략적으로 준비하는 것이다. 장마철 계곡물처럼 소란스러운 것이 아니라 수심 깊은 강물처럼 행동해야 한다. 전문가의 분석을 통한 안보에 필요한 무기는 조용히 개발하거나 사드같은 무기를 도입할 때도 대내외 충격을 완화하며 전략적으로 진행할 일이다. 그간 우리는 조용히 내실을 다지며 전쟁 억지력을 키워왔고 이제 첨단 국산무기를 해외에 수출하는 대한민국이다. 기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전쟁억지력은 정략적인 억지 주장을 절제하는 일이 아닐까? 국가 미래와 국익을 정략적 이헤득실에 우선하는 성숙함이다. 역사에서 보면 국가적 모든 위기에는 첨예한 내부 분열과 갈등이 문제였다.  


가능한 단계적인 교류를 통해 긴장을 완화하며 할 수 있다면 화약고화 된 한반도에 축적된 무기를 조금이라도 감축하는 것이 올바른 리더가 아닐까? 사드를 추가 배치하는 수십조에 달할 직간접 비용으로 에너지나 IT, 자율주행, 우주기술이나 바이오 생명 산업 등 다양한 일자리를 창출하고, 전략적인 미래 분야 육성이나 교육에 대한 투자를 고민해야 정상적인 국가 지도자 모습이 아닐까?


안보라는 국가 명운이 걸린 사안에 대해 SNS에 ‘사드 추가 배치’라는 여섯 글자 공약으로 가볍게 다루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안보는 바로 환율이나 투자심리 등 경제와 직결한다. 이런 파급력이 큰 사안을 전혀 근거도 없고 논리도 없이 아이들 카드 뽑기 놀이하듯 접근할 일은 아니다. 유력 대선 후보 그의 참을수 없는 가벼움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우리의 안보를 위해서 누구를 선택해야 하는가?


2022년 2월 5일 이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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