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기우는 19세기말, 암태도 바닷바람 속
부유한 지주의 딸로 총애받으며 꽃처럼 자랐다
열일곱,
봄꽃 채 피기 전 결혼했으나 남편에게 버림받고
의지하던 시아버지마저 세상을 떠나자
삯바느질 품에 안고 목포로 향했다
북교동 교회,
그곳에서 그녀는 세상보다 따뜻한 하느님의 손을 잡았다
신에 더 가까이 닿고자 서울 신학교에 다니면서
방학이면 신안의 섬 여기저기 풀씨처럼 교회를 심었다
육이오,
총성과 피비린내 속 그 모진 세월에
복음의 씨앗, 반동분자 순교의 꽃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