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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주 홍기거

by 김인순

임주 홍기거

태항산 아랫마을

허난 성 임주 땅

예부터 물이 귀해

농작물은 타들어 가고

사람 살기 척박했다.


자식까지 잡아먹는다는

흉흉한 소문 돌던 시절,

젊은이들 외쳤다

“이대로는 안 된다!”

물을 찾아 소매 걷어붙이고


태항산 골짜기 눈보라 헤치며

산을 넘고 또 넘어

마침내 장화강의 물을 만났다.


이 물을 임주로 어찌 데려올까?

손발 닳도록 산을 파고

굴을 뚫고

천 개 봉우리를 허물었다.


삼십만 인민의 땀방울,

우공이산의 기적

마침내, 마침내

물길이 열렸다!


물이 왔다.

길이 열렸다.

사람 사는 길이 열렸다.

젊은 목숨 바친 숭고한 헌신,


그 길 위에 대대손손

푸른 옥수수 바다가 출렁인다.

생명의 파도여,

희망의 노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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