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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윤 Jul 23. 2021

그러므로 우리는 호구가 되지 말아야 한다

가장 강력한 사기꾼 방지법


동네에서 중고 거래를 해 본 사람이라면 휴대폰에 이 어플 하나쯤은 깔려 있을 터. 바로 당근마켓이다. 학교에서도 '당근? 당근?' 울리는 소리에 선생님이 학부모로부터 민원을 받았다는 우스게 소리까지 나오는 현실이니, 이러한 에피소드만 보더라도 당근마켓을 통한 동네 중고 거래가 얼마나 우리의 삶에 깊게 자리 잡았는지를 알 수 있다.


 기존에도 온라인 상에서의 중고 택배 거래는 많았다. 하지만 나와 가까운 동네에서의 직거래는 당근마켓의 등장으로 훨씬 간편해졌다.  어플이 맥시멀 리스트인 우리의 삶을 비우고 덜어낼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마련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이렇게 순기능만 존재할 것 같은 선한 어플에도 역기능은 존재했으니 그것은 바로 중고 거래 사기이다.


여보, 나 사기당했어.
뭐라고? 사기? 무슨 사기?


갑자기 대낮부터 남편이 사기를 당했다고 했다. 물어보니 당근마켓에서 상품권 핀번호 사기를 당했다는 것이었다. 사실 당근마켓에서의 사기는 상상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동네 사람들과의 거래였고 대부분 직거래였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남편은 특수한 경우였다. 당근 마켓에서 상품권을 구매하여 Pay어플에 상품권 핀 번호를 입력하여 현금처럼 쓰고 있었기에 계좌이체로 거래가 가능한 핀번호 사기 거래의 타깃이 되었던 것이다.


 남편은 자기 나름대로 더치트라는 사이트에서 휴대폰 번호 및 계좌번호를 조회하여 사기꾼 여부를 조회하는 등 사기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실제 그 사기꾼이 팔고 있던 상품권을 일부만 구매하여 출혈이 크지 않았다. 그래도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었다. 그동안 중고 거래를 해서 얻은 이득이 고스란히 사기꾼의 주머니 속으로 들어가다니! 넋 놓고 보고 있자니 속이 타들어갔다.


사기꾼과의 대화 내용 등 증거 자료를 캡처하여 출력 후, 경찰서에 신고 접수를 하였지만 돈은 돌려받을 수 없었다. 계좌 지급 정지와 같은 은행 출금 정지를 요청할 수 있냐 물었더니 보이스 피싱만 해당이라 이러한 경우는 경찰이 은행에 요청할 수 없다 했다. 피해를 본 입장으로서는 답답한 노릇이었다. 사기를 증명해도 피해자로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이렇듯 우리나라에서 사기 피해를 당하면 구제받기 참으로 힘들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며, 피해자의 돈으로 호위호식(?)할 사기꾼을 생각하니 씁쓸해졌다. 이 일을 통해 알게 된 건 단 하나, 모든 것이 마찬가지겠지만, 특히나 사기는 예방이 최고라는 사실이었다!



당근 마켓 사기 거래 방지 TIP


1. 당근 온도를 확인한다.

가장 중요하지만 기본적인 확인 사항이다. 당근 온도를 확인하여 이전에 거래한 흔적들이 있는지, 후기를 어떻게 받았는지 확인하여 우리 동네 사람이라는 확신이 들면 거래한다. 그렇지 않고 거래 내역이 없는 36.5도라면 직거래가 아닌 이상 거래를 하지 않는 게 좋다.


2. 고가의 거래라면 무조건 직거래를 한다.

사기꾼들은 이득을 극대화하기 위해 자잘한 물건을 올리기보다는 상품권처럼 단위가 큰 물건을 올린다. 고가의 상품권은 절대 먼저 계좌이체를 하지 않도록 한다.


3. 현재 시세보다 싼 물건은 의심하고 본다.

보통 사기꾼들은 우리가 갖고 싶었던 다소 고가의 물건을 시세보다 싸게 올려놓고 우리를 유혹한다. 시세보다 저렴하게 올라온 고가의 물건은 무조건 의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기꾼한테 당해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경우가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세상에는 가지각색의 다양한 사기 수법들이 존재한다. 외국에 본부를 둔 보이스피싱부터 각종 온라인 중고 거래 마켓 상품권 사기까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시대에 걸맞춰 새로운 신종 사기 수법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 세상 모든 것은 제로썸 법칙으로부터 기인한다.


세상에 주식으로 돈을 버는 자가 있으면 그만큼 잃는 자도 있다. 로또 1등에 당첨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당첨자의 상금에 돈만 얹어주는 수많은 낙첨자들도 있다. 또한 세상에 호구가 있으면 제로썸의 법칙에 따라 사기꾼이 존재한다. 이렇듯 세상은 균형을 맞추기 위해 일정 비율의 호구만큼 사기꾼을 만든다.



바로 해법은 여기에 있다. 당하는 사람이 없어지면 사기꾼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즉, 제로썸의 법칙에 따라 사기꾼에 당하는 사람이 줄어들어야 사기꾼이 줄어든다. 사기를 당하지 않으려면 자기 스스로 호구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방법밖에 없다. 부단한 노력과 예방, 그뿐이다.


우리의 즐겁고 안전한 중고 거래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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