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의 어느 멋진 날
평소와 같은 시간
평소와 같은 길을 걸었다
어제와 같은 길 위에서
어제와 같은 장소로 향했다
오늘은 어제와 별로 다른 일은 없지만
그래도
참,
좋은 아침이다
(Feat. 가을방학 2집 '좋은 아침이야, 점심을 먹자')
녹색빛 가득했던 세상이
차츰 옅어져 간다
눈앞에 있던 더위가
어느새 저리로 꺼져간다
코스모스가 춤추는 오늘은
시월의 어느 멋진 날
기분 좋은 바람은
가을을 데리고 왔다
어제에서
오늘로
그리고
가을로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너는
메마른 가슴을 또 흔들어 놓는다
바삐 지나가는 일상 속에서
감성이란 사치를 부린 지 오래지만
너란 놈은 어느새 내 맘 속에 들어와
이렇게 나를 괴롭히나
거칠어진 내 맘에
부드러운 네 숨결이
불어오고
회색빛 가득한 곳에
따뜻한 노을빛이 비춰온다
벌써 가을이네요
새벽에 불현듯 잠에서 깨면
몸이 으슬으슬해서 발로 찬 이불을 몸에 꽁꽁 두르는
가을이네요
쌀쌀해진 날씨 덕에
시원한 아메리카노보다는
따뜻한 홍차가 더 좋아지는 가을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