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공책

by 최민진

된장독 열고 망사 천 올려

겉을 살짝 밀치고 크게 퍼 올린다.

허리를 편다.

어머니 머리맡에 두고

칸칸이 채워진 공책 건네신다.

켜켜이 밀어 약과

찹쌀 풀 메주 힘껏 치대어 고추장

이젠 만들어 보라고.

난 그저 웃는다.

색연필과 스케치북을 내민다.

글씨도 쓰고 그림도 그리시라고.

병상의 어머닌 그저 웃는다.


(구례 운조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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