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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생명의삶

다 이루었다

요한복음 19장 23-30절

by 폴챙

2025년 3월 9일 주일

군인들은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고 예수의 옷을 넷으로 나눠 각각 하나씩 갖고는 속옷까지 가져갔습니다. 이 속옷은 이음새 없이 위에서 아래까지 통으로 짠 것이었습니다.

그들이 서로 말했습니다. “이것을 찢지 말고 누가 가질지 제비를 뽑자.”

이것은 성경 말씀을 이루려는 것이었습니다.

“그들이 내 겉옷을 나눠 가지고 내 속옷을 놓고 제비를 뽑았다.”

예수의 십자가 곁에는 예수의 어머니와 이모와 글로바의 아내 마리아와 막달라 마리아가 서 있었습니다. 예수께서는 자기의 어머니와 그 곁에 사랑하는 제자가 서 있는 것을 보시고 어머니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어머니, 보십시오. 당신의 아들입니다.” 그리고 그 제자에게는 “보아라. 네 어머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때부터 그 제자는 예수의 어머니를 자기 집에 모셨습니다.

이후에 예수께서 모든 것이 이루어진 것을 아시고 성경을 이루려고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목마르다.” 거기 신 포도주가 담긴 그릇이 있어서 그들은 해면에 포도주를 흠뻑 적신 후 우슬초 줄기에 매달아 올려 예수의 입에 갖다 대었습니다. 예수께서 신 포도주를 받으시고 말씀하셨습니다. “다 이루었다.” 그리고 예수께서는 머리를 떨구시고 숨을 거두셨습니다.

[요한복음 19장 23-30절, 우리말성경]


네 어머니다


예수는 자신이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시기 전에 "사랑하는 제자" 요한에게 어머니 마리아를 맡깁니다. 부탁하는 것이 아니라 "네 어머니다"라고 단정 지으십니다. 요한은 그 말씀에 순종해 그때부터 "어머니를 자기 집에 모셨습니다."


완전한 인간이신 예수는 숨을 거두기 전 뒤에 남겨질 육신의 어머니를 걱정하셨습니다. 자신이 부활할 것을 아셨지만, 그 후 하늘로 승천할 것을 아셨기에 육신의 어머니를 자신이 사랑하는 제자에게 의탁하셨던 것입니다. 예수님은 세심하신 분입니다. 이제 더 이상 육신의 어머니를 자신이 챙길 수 없어졌을 때 다른 사람에게 어머니 봉양을 부탁했습니다.


의아한 것은 예수에게는 동생들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예수는 따로 자신이 사랑하는 제자에게 어머니를 부탁했고, 마리아도 자신의 아들들이 아니라 요한의 집에 머물렀던 것 같습니다.


예수님이 왜 그러셨는지는 저는 이렇게 추측해 봅니다. 요한은 스스로를 예수께서 "사랑하는 제자"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예수의 사랑을 확실히 받은 사람이었습니다. 예수는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요한복음 13장 34절).


요한은 예수가 자신을 어떻게 사랑했는지 알았기에, 자기가 받은 사랑으로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어쩌면 예수님도 요한 스스로 자신이 사랑받았다는 것을 알기에, 그래서 서로 사랑하라는 말의 의미를 제대로 알았을 것이기에 그를 자신의 육신의 어머니를 모실 최적의 사람으로 생각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성경은 이렇게 기록합니다:

"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라." 이것은 약속 있는 첫 계명으로 "그러면 네가 잘되고 땅에서 장수하리라"라고 약속돼 있습니다.

[에베소서 6장 2-3절, 우리말성경]


말씀대로 예수의 육신의 어머니를 모셨던 사도 요한은 12제자 중에서 가장 장수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구원자 + 주인으)로 고백하고 따르면 영생(영원한 생명)을 얻습니다. 그리고 예수는 우리를 영원토록 책임지십니다. 하지만 영생은 육신의 죽음 이후에 시작되는 게 아닙니다. 거듭난 사람은 지금부터 영생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예수는 지금 우리가 서로 사랑하기를 원하십니다.


서로 사랑은 말로만 사랑을 고백하는 것이 아니라, 요한이 예수의 어머니를 평생 자기 집에 모셨던 것 같은 행동과 실천이 요구됩니다.




요한복음 매거진은 두란노 출판사에서 발행하는 QT교재 <생명의 삶> 2025년 1-3월 본문을 따라 매일 발행됩니다. 문맥 이해를 돕기 위해 절(verse)은 표기는 생략하고 문단으로 나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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