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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추억바라기 Feb 13. 2020

당신 회사에는 당신의 천적이 있는가

꼰대 직장 선배의 직장인 생활백서 - 회사에는 천적이 필요하다

'직장을 다니면서도 어느 정도 우호적인 동료도 필요하지만 적당한 긴장감과 성장을 위한 천적, 라이벌은 필요한 것 같다.'




길을 다니다 보면 흔하게 보이는 동물이 비둘기이다. 학생 때에만 해도 마로니에 공원이나, 종로 파고다 공원 같은 데 가야지 많이 무리 지어 볼 수 있었던 비둘기, 88년 서울 올림픽 때 올림픽 경기장을 수놓고 날아다녔던 TV 속 비둘기를 보며 장관이라고 얘기했던 그 시절이 있었다. 이렇게 장관을 보여줬던 '평화의 상징' 비둘기가 이제는 그냥 애물단지가 된 지 오래다.

 요즘은 집 주변 작은 공터에만 가도 눈에 밟히는 게  비둘기다. 참새보다는 개체수가 적을 듯 하지만 아마 비둘기의 개체수는 꽤나 증가하여 대한민국 내에 가장 많은 야생 조류 중 하나일 것이다. 그냥 조류로만 따져도 참새, 닭을 제외하고는 제일 개체수가 많지 않을까 싶다.

 

 가끔은 비둘기가 날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이 들기도 한다. 바닥을 총총거리면서 걸어 다니는 걸 많이 봐서인지, 또 살들은 어찌나 많이 찌웠는지 사람이 지나가도 피하지 않는 건 당연하고, 차도 비둘기를 비켜나야 할 지경이다. 이젠 사람이 비둘기를 피해 다니는 게 이상하지 않다. 이렇게 비둘기 개체가 급격하게 늘어난 원인은 무엇일까? 우선 이 글은 과학적 근거도, 생태학 학습이나 연구를 통한 글은 아님을 미리 밝혀둔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평화의 상징'으로 사람들에게 인식되면서 왠지 보호해야 할 조류로 각인되었고, 워낙 번식도 강한 터라 개체수가 급격하게 늘어나게 되지 않았을까 한다. 게다가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비둘기에게 천적이 없는 것이 아닐까.  물론 고양이들이  있지만, 이젠 워낙 비둘기들이 발육 상태가 좋아 길고양이와 덩치로 보면 거의 대동소이한 상태인지라 길고양이들이 함부로 비둘기를 공격하는 모습을 볼 수가 없다.


  이런 비둘기와 마찬가지로 직장을 다니면서도 어느 정도 우호적인 동료도 필요하지만 적당한 긴장감과 성장을 위한 천적, 라이벌은 필요한 것 같다. 처음 직장을 들어갔을 때는 모든 사람들이 어렵고, 익숙하지 않은 업무 때문에 스트레스도  많이 받을 테고, 만나는 클라이언트들도 쉽지 않기 때문에 이런 천적, 라이벌의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느낄 겨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직장을 다니는 연차가 늘어나고, 업무가 익숙해질 때쯤이면 매너리즘이 올 수도 있고, 반복된 업무에서 오는 지루함과 늘어나는 게으름, 나태함으로 인해 직장 생활에 활력을 잃게 되고, 단순히 9 to 6의 의무적인 삶에서 즐거움이나 의욕은 전혀 느끼지 못하는 시간으로 허비할 수 있다.

 

 인생에서 직업이란 단순하게 자아실현, 꿈에 대한 실천으로서의 목적, 도구는 아닐 수 있다. 하지만, 30년 이상 직업을 갖고, 회사를 다니면서 허비하고, 낭비하는 삶을 살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모든 동물들에게 개체수의 적당한 조절과 함께 건강한 생태계 유지를 위해서는 각 개체별 천적이 있어야 하는 것처럼 우리들의 '슬기로운 회사 생활'을 위해서는 적당히 자극이 되고, 조금은 긴장감이 있는 천적이나 라이벌이 있는 직장생활이 '롱런(Long Run)' 하기 위한 적절한 '처방'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나저나 이 길 비둘기의 개체수를 줄일 수 있는 천적은 정말 없을까? 정말 뒤뚱뒤뚱 걸어 다니는 비둘기를 볼 때면 날아다니는 돼지가 아닐까 싶다. 이런 '돼둘기(돼지+비둘기)' 같으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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