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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츠허밍 May 31. 2023

1-3. 고양이한테 마이크를 대보았다?!

‘그루밍데이 고양이cat vlog’ 유튜브 채널과의 만남

완성된 가사를 토대로

멜로디를 만들었고

악기 녹음도 무난히 마쳤다.


원래 평소 하던 대로라면

지금쯤 벌써 유통사를 통해서

발매일을 잡고

소소한 마무리 작업을

해야 할 시점이었다.


하지만 이번 음악 작업부터

콜라보레이션’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프로세스를

추가하기로 한 이상

예전과 같을 수 없었다.


변화가 생긴 것이다.


솔직히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을 해야 할지 막막했다.


괜히 일을 벌였나 싶은 생각에

그냥 하지 말까

잠시 고민도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내 음악이 다른 분야에서도

충분히 공감을 살 만큼

좋다는 걸 증명해 보이고 싶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콜라보레이션을 하고 싶은 이유는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함께 교류하고

더 재미있게 음악을 하고 싶어서였으니까.


다시 한번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았다.


‘어떻게 하면 음악을 협업할 수 있을까?’


우선

다른 뮤지션들의 선례를

찾아보기로 했다.


가장 흔하면서도

많이들 하는 콜라보 형태는

‘뮤지션들끼리의 음원 콜라보’였다.


그중에는 해외 뮤지션과

음원을 콜라보 한

능력 있는 한국 뮤지션들도 있었다.


그 외에도 미술 전시와 음악을 결합시킨 뮤지션,

출판사와 함께 책의 줄거리를 음악으로 만든 뮤지션도

찾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조금 더 ‘생동감 넘치는’

콜라보레이션을 하고 싶었다.


음악은 청각의 영역이니까

눈에 보이는 시각적인 효과를 추가하면 

좀 더 재미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보니

가장 자연스럽게 협업할 수 있는 분야가

영상’이었다.


 ‘음악 X 영상 = 보이는 음악 = 뮤직비디오’

라는 공식이 자연스레 성립되었다.


그렇다면 고양이를 주인공으로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면 되겠다

무릎을 탁! 치는

멋진 결론이 나왔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나는 실제 집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나에겐 카메라도 없을뿐더러

반려묘도 없었다.


진짜 집사의 도움이 필요했다.


그것도 영상을 전문적으로 다룰 수 있는 집사가!


아쉽게도 내 주변엔

그런 능력자들이 없었지만

구하는 자에게

길은 어디서나 존재하는 법이다.


오프라인에서 찾을 수 없다면 

온라인으로 찾아야지. 


다양한 플랫폼에서 검색해 본 결과

블로그나 카페 같은 경우는

사진과 글로만 게시물이 게재된 경우가 많아서

집사의 영상 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영상을 올리는 집사라.


인스타그램과 틱톡을 찾아보았다.


수많은 릴스(Reels)와 짧은 영상들이 있었지만

3분 대의 곡을 끌어갈 만큼

긴 이야기를 이어갈 수는 없을 것 같았다.


그러면 남은 곳은 단 하나.

클릭 한 번으로  

전 세계의 고양이 영상을 볼 수 있는 곳,


자신의 반려묘에 대한 영상을 찍고

업로드하며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는

집사들이 모여 있는 세상이 있었으니

바로 ‘유튜브’였다.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친숙한 빨간 아이콘을 눌렀다.


나는 생각보다

꽤 많은 고양이 채널을

구독하고 있었는데,


웃긴 행동을 포착하거나

박진감 넘치는 예능 형식의 채널보다는


주로 반려묘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을 극대화하여

일상 속의 다양한 에피소드로 풀어내면서

감성 브이로그같은

몽글몽글한 영상미가 잘 드러나는 채널

더 좋아하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애니멀 테라피’라고 해야 할까.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지고 힐링이 되는

그런 예쁜 느낌의 채널이 좋았다.


구독하는 채널의 목록에서도

나의 이런 개인적인 취향이 묻어나다니.

새삼 신기한 일이다.


그렇게 채널을 추려본 결과

그루밍데이 고양이cat vlog’가 가장 적합했다.



‘그루밍데이 고양이cat vlog’는

부부가 함께 운영하는 채널인데


귀여운 고양이 베리와 코비의

재미있는 일상을 업로드하며

당시 46만 명(지금은 거의 53만 명에 육박한다)이라는

어마어마한 숫자의 구독자를

보유한 채널이었다.


그루밍데이가 업로드한

수많은 영상 중에서도

나는 ‘고양이한테

마이크를 갖다 대보았다 (cat vlog)’ 편을

가장 좋아하는데,


부부가 베리와 코비에게

휴대용 마이크를 갖다 대며

고양이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한 영상이다.

https://youtu.be/7rTLkHZAYuk

베리와 코비의 아가 시절. 너무 커엽 ت


당연히 고양이들이

마이크의 성능을 알지 못하니까

부부가 마이크를 갖다 대었을 때


베리는 킁킁 냄새를 맡으며

멀뚱멀뚱 가만히 있었고,

코비는 겁보여서 도망가기 바빴다.


각자가 상반된 엉뚱한 반응들을 보이는

그런 모습이 어찌나 귀엽고 사랑스럽던지

그 영상을 본 순간 홀리듯이

구독을 눌렀던 기억이 난다.


‘반대로냥’이 통통 튀는 멜로디에

가사가 귀여운 느낌의 곡이기 때문에

코비와 베리가 뮤직비디오에 출연한다면

정말 재미있는 결과물이 나올 것 같은

확신이 들었다.


그래서 일단 비즈니스 메일을 보내기로 했다.


채널 정보란에

비즈니스 메일 주소가 기재되어 있었다.


나에 대한 짤막한 소개와 함께

왜 그루밍데이와 뮤비 콜라보를 진행하고 싶은지,

이 콜라보를 통해

서로에게 유익이 될 만한 조건이 무엇인지

최대한 간략하게 정리해서

데모 음원을 첨부하여

조심스레 전송 버튼을 눌렀다.




안녕하세요. 그루밍데이 님!

저는 마음을 이어주는 피아노와 목소리라는 모토로

기타 중심의 따뜻한 밴드 사운드 음악을 추구해나가는

싱어송라이터 '이츠허밍'이라고 합니다. (중략)


다름이 아니라 이렇게 메일로 문의를 드린 이유는

제목에 게재한 것처럼  '뮤직비디오 콜라보’를

요청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제가 만든 노래에

베리와 코비 친구들의 일상이 담긴 영상

(새로 찍어주셔도 되고, 혹은 기존에 업로드된 영상)을

합쳐서 뮤직비디오로 만들어보고 싶은데요.


비록 저는 고양이를 기르지는 않지만

주변의 여러 집사들의 모습을 보면서

고양이와 집사 둘 사이의 말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애정 어린 다툼과 시선들을 노래로 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세상 모든 고양이들이

더 많은 사랑을 받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고양이와 집사들을 위한 [반대로냥] 이라는

제목의 노래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가이드 버전의 음원을 함께 첨부해 드렸는데,

먼저 들어보시고 음악이 마음에 드신다면

더욱 자세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


그리고 콜라보에 동참해 주신다면

완성된 음원을

그루밍데이 고양이cat vlog 채널에서

로고송처럼 사용하실 수 있게 INST 와 함께

선물해 드리고 싶습니다! (중략)


검토 후 편하게 연락 주시면 좋겠습니다.


시간 내어 끝까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리구요.


베리, 코비와 함께 매일매일이 더 행복하고

건강하시길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중략)



그렇게 메일을 보낸 지

한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새 메일이 도착했다는

수신 알림이 울렸다.


그루밍데이 채널로부터 답이 온 것이다.


생각보다 스피디한 답장 속도에 당황한 나머지,

선뜻 내용을 확인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혹시 거절이면 어쩌지……’

걱정이 앞섰다.


대학 입시 결과를 확인하기 직전의 그때처럼

심장이 쿵쾅쿵쾅 뛰었다.


한 손으로 질끈 감은 눈을 가린 채

답장이 온 메일을 클릭했다.




안녕하세요 그루밍데이입니다


보내주신 음악 잘 들었어요!

콜라보 너무 좋아요! 게다가 로고송이라니 와~!!!!!! ^^/


음악 콜라보를 하게 되면

뮤직비디오는 음악에 맞게 새로 촬영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혹시 생각하고 계신 참고 영상이 있으신가요?


다른 분들 뮤비도 좋고,

저희 영상 중에서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혹은 꼭 들어갔으면 하는 이미지가 있으신지 궁금해서요

편하게 말씀 주시면 참고해서 잘 찍어볼게요


또 음악 하시는 분과의 콜라보는 처음이라

뮤직비디오의 활용 범위도 궁금하고요


너무 재미있는 작업이 될 것 같아요

연락 주셔서 감사합니다 ^-^



오, 긍정적인 내용의 답변이었다.


그리고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적극적인 반응까지.


그루밍데이 부부의 다정한 답변에

걱정했던 마음이 눈 녹듯 녹아내렸다.



이제부터가 진짜 콜라보의 시작이었다.


레퍼런스로 삼아둔 영상을 토대로

그루밍데이 부부가 뮤직비디오의 촬영과 편집을

바쁘게 진행하시는 동안

나도 마냥 놀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유통사와의 발매 일정 조율,

보컬 녹음, 자켓 촬영 등

아직 많은 일들이 남아 있었다.


동시에 진행되는 여러 일정들이

지체되지 않게 두 배로 신경 써서

시간을 관리해야 했다.


그리고 콜라보에 동참해 준

그루밍데이 부부를 위해서

약속드렸던 ‘그루밍데이 고양이cat vlog’채널의

로고송과 BGM을

틈틈이 제작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10초 정도의 짧은 메인 로고송과

1분 이내의 짧은 BGM도 여러 개 제작했다.


그렇게 정신없이 약 2주 정도의 시간을 보냈을까.


완성된 영상의 데이터가 도착했다.


직접 촬영 현장을 가보지 못한 게 후회될 만큼

너무나 멋진 결과물이었다.


꼭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요청드렸던

베리와 코비의 ‘마이크’ 장면까지.


아주 완벽했다.


베리와 코비의 컨디션이 좋아서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고,

내가 보내드린 로고송도

영상에 두루 잘 어울릴 것 같다고

고맙다고 말씀해 주셔서

어찌나 기뻤던지.


그루밍데이 채널의 포근하고 감각적인 영상미 또한

곡과 잘 어우러진 것 같아서 뿌듯했다.

(출처: '그루밍데이 고양이cat vlog' 유튜브 채널)


https://www.youtube.com/watch?v=sWCMeWg1j6o

심쿵주의! 귀여운 고양이 뮤직비디오 [MV] 이츠허밍 - 반대로냥 (With 그루밍데이 고양이cat vlog)


완성된 결과물은

유튜브에서 ‘이츠허밍 반대로냥’으로 검색하면

감상할 수 있다.


그리고 나와 비슷한 취향의

고양이 영상을 좋아하는

랜선 집사들이 있다면

‘그루밍데이 고양이cat vlog’ 채널의

사랑스런 베리와 코비의 매력에

충분히 입덕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당장 ‘좋구알’ 하러 그루밍데이의 채널로 가보자! ت




고양이한테 마이크를 갖다 대보았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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