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배우 박정민이 뜨겁다.
얼마 전 청룡영화제 시상식에서 가수 화사와 함께한 퍼포먼스는, 많은 사람들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했다.
무대 이후 그는 다시금 ‘박정민’이라는 이름으로 주목받았다.
그리고 그가 출판사 대표라는 사실까지 널리널리 알려지면서, 그의 책 역시 덤으로 사랑을 받는다 .
셀럽의 파워는 막강하다.
국제도서전에서도 그는 배우가 아닌 출판사 대표로 참여해, 직접 자신의 책을 홍보하며 독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그 인기로 인해인지, 2025년 국제도서전은 얼리버드 단계에서 매진을 기록했다. 광기라면 광기였다.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미지의 축제’가 되어버린 셈이다.
한편 나는, 나 역시 출판사 대표로 책을 냈지만 유명인도, 셀럽도, 이름 있는 작가도 아니다.
그래서일까, 내가 만든 책은 화제의 중심이 되지 못했다.
브런치에서 나를 읽어주는 몇몇 독자들과 인스타그램에서 응원해주는 사람들의 도움으로 겨우 1쇄를 찍고, 어렵사리 2쇄를 찍었다. 그럼에도 판매량은 약 1,000권. 손익을 계산하니 약 1,000만 원이 넘는 적자였다.
책을 인쇄하는 데 200만 원이 들었고, 광고비로만 1,000만 원을 넘게 썼다. 매달 교보문고 매대에 수백만 원씩 지출했고, 인스타 광고도 꾸준히 돌렸다.
그러나 수많은 책이 쏟아지는 시장 속에서, 이목을 끄지 못하는 작가의 책이 팔리는 일은 너무나도 어렵다.
그래도 광고를 하지 않으면 아무도 몰라준다.
세상의 모든 상품이 그렇듯, 노출되지 않으면 죽은 상품이 되니까. 그래서 오늘도 나는 돈을 쓰며 내 책을 살리는 수밖에는 없는 것이다.
그런 와중에 오늘 한 권이 팔렸다. 이번 달 판매량은 26권. 수익은 20만 원.
다음 달, 교보문고 정산일에 들어올 돈이다. 하지만 광고비로 나간 금액은 80만 원이니, 이번 달도 –60만 원의 적자다.
이럴 때면 가끔 ‘나도 셀럽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책이 주목 받는다는 것처럼 작가의 고됨과 보람을 인정받는 것도 없을 테니까.
오늘 유독 박정민 배우가 부럽다. 그리고 그의 울타리에 있는 책들도 부럽기만 하다.
배우이기 전에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고, 책을 사랑하기에 출판을 시작한 사람. 그의 신념과 태도는 단단하고, 그래서 더 멋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오늘 한 권 팔렸다’는 알림을 보며 복권방에 들어갔다.
집을 사기 위한 복권이 아니라, 내 책을 더 알리고 싶다는 마음으로 산 복권이었다.
광고비를 충당하기 위해, 그리고 다음 책을 마음껏 홍보할 수 있기를 바라며. 책 한 권의 가격과 로또 한 장을 바꿨다.
내일부터는 또 연락이 올 것이다.
“12월 광고, 계속하시겠어요?”
이젠 텅 빈 통장을 바라보며, “죄송하지만 이번 달은 쉬겠습니다.”라고 말할 예정이다.
책을 판다는 건, 이렇게나 어렵고 버거운 일이다. 그래도 오늘, 단 한 권이라도 팔렸다는 사실이
나를 다시 쓰게 만든다.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