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중반 여자애다.
얘는 자기가 엄청 열심히사는데
흙수저 집안이 좆같고 제대로 된 친구도 없고
사람을 믿을 수가 없다고 했다.
남친도 헤어졌고 이제 자기는 평생 혼자이며 인간적으로 독립하고 싶단다.
친한 애였으면
원래 세상은 안 공평하며 네가 혼자 있고 싶은 건 자립심이 아니라.
걍 인간에게 도망치는 거 아님? 이라고 했겠지만.
일단 별로 안 친하고 여자애니까 좋게 좋게
"네가 노력한만큼 다 보상받을 거야."라고 해줬다.
얘가 근데 어느 정도 괜찮아지니까
자기는 혼자 살거고
의사 남친랑 결혼 할 거라면서
성공하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근데 얘가
빌게이츠 말 인용했다.
가난하게 태어난 건 내 잘못이 아니지만.
가난하게 죽으면 내 잘못이다<<<이런 ㅄ 같은 명언을 인생의 모토로 잡고 있단다.
빌게이츠의 노력을 폄하하는 건 아니지만.
빌게이츠는 미국내에서도 이름 높은 하이퍼 금수저다.
20대에 람보르기니 타고 부모님 카드로 오마카세 즐기는 금수저 기만질 한 거를 왜 너한테 적용하냐고.
말하고 싶지만 일단 참았다.
나는 담담히 이 친구의 정신병을 고쳐주기 위해 솔직하게 말했다.
원래 노력한만큼 안 돌아온다고.
기대하지 말고 걍 세상 좆같은 거 익숙해지는 거라고.
그랬더니 그런 식으로 생각하면 사람이 나태해진단다.
얘 인생은 나태하거나 채찍질로 자기를 학대하는 선택지 밖에 없나 보다.
새삼 한국 교육의 어두운 일면을 본 것 같으면서.
왜 그렇게 우리나라 우울증이 높은지
노력 만능주의가 어떻게 발현되는지.
요즘 번아웃 온다는 애들이 어떤 심리로 세상을 살아가는지 알았다.
빌게이츠가 했던 기만질 다음.
빌게이츠는 이런 말도 했다.
맞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