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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올로

나는 이 행성의 주인이야

by 보리남순


스페인에도 자연인처럼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 까미노 오르빅 orbig에서 아스토르가 astorga로 가던 중에 만난 카페라고 해야 하나, 쉼터라고 불러야 할까?

이곳은 도네이션으로 운영된다. 커피와 티, 과일과 빵과 스낵이 한 상 가득 잘 차려져 있다. 누구나 원하는 만큼 먹고 사정에 따라 돈을 통에 넣는다.


이곳의 주인은 파올로다. 몇 살이나 되었으려나. 분명한 것은 우리나라 자연인보다는 훨씬 젊다.

무인카페를 운영하며 여기 산지는 1년 1개월이 되었다. 파올로는 건너편 집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기 왼쪽 맨 끝에 있는 침대가 내 방이야."

"벽은 없어?"

"없어."

"하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

I'm the owner of this planet."

"Yeah, you're the real king of this planet."


간혹 몇 명쯤은 이렇게 살아도 되지 않을까? 이 행성의 주인 행세 하면서 말이다.


파올로처럼 살지 못하는 사람들이 찾아온다. 그들이 손을 대어 만든 것들이다. 이곳에는 차가 준비되어 있다.


여기저기 쉼터가 여러개다. 매트리스도 있다. 벽도, 천장도 없는 그곳에서 햇볕을 덮고 자고 있는 사람도 있다.


이 중에 파올로 있다. 오렌지 착즙기도 있다. 사람들은 음식과 감동을 먹고는 표정이 환해져서 떠났다. 파올로가 준비한 음식에는 약간의 마법가루가 섞여 있는 것 같았다.
돌아서 다시 한번 바로 본 파올로의 행성. 다른 삶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우리가 사는 행성이 더 다채로워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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