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소설 속 그 음식_우리가나누었던순간들(云边有个小卖部)
어떤 음식이 그립거나 기억이 나는 건 그 음식에 담긴 추억 때문이다.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된장찌개나 김치찌개는 떠올리기만 해도 집이 그리워지는 한국인만의 정서가 담겨있다.
<우리가 나누었던 순간들 (云边有个小卖部)>의 莴苣炒肉(워쥐차오로우)는 중국인들에게 소박하지만 할머니가 해주신 음식이 떠오르는 푸근한 기억이 들어있는 음식이다. 이 음식 하나면 밥 한 그릇 뚝딱 할 수 있을 정도로 맛도 좋다.
莴苣(워쥐)의 사전적 의미는 양상추, 상추인데, 莴苣炒肉(워쥐차오로우) 요리의 비주얼을 보면 우리가 생각하는 양상추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양상추의 야들야들한 이파리가 아니라 줄기 부분인 莴笋(워순, 줄기상추)을 이용해 만들었기 때문이다.
莴笋(워순)의 원산지는 지중해 연안으로 봄철 채소이다. 중국에는 5세기 경에 들어왔다고 한다. 식감이 아삭하며, 볶아 먹어도, 차갑게 무쳐 먹어도, 생으로 먹어도, 말려 먹어도 된다.
莴笋富含蛋白质、胡萝卜素、多种维生素,叶子的营养成分远远高于茎部,茎部的维生素C和胡萝卜素含量极少。多食莴笋有助于促进消化,提高免疫力,对心脏病患者来说,莴笋是非常适合的食物。
워순(줄기상추)에는 단백질, 카로틴을 비롯한 여러 가지 비타민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잎의 영양분이 줄기보다 훨씬 높다. 줄기 부분은 비타민 C와 카로틴 함량은 매우 적다. 워순을 많이 먹으면 소화를 촉진시키고, 면역력을 높일 수 있다. 심장병 환자에게 워순은 가장 좋은 식재료이다.
- 《食帖的节气食桌》
莴笋(워순)은 중국에서 남녀노서 상관없이 즐겨 먹는 채소로, 영양가도 풍부하고 맛도 굉장히 좋다고 한다. 莴笋(워순)의 조리법은 굉장히 다양하지만, 그 가운데 清炒莴笋(칭차오워순)과 莴笋炒肉(워순차오로우)가 대표적이라고 한다.
아삭하면서도 향이 좋지만, 집에서 요리하면 식감이 전혀 아삭하게 느껴지지 않아 아쉽거나 제대로 볶지도 않았는데 노랗게 변해버리는 등 제대로 요리하기가 은근히 어려운 식재료이다. 가정식이지만, 할머니 정도의 요리 경력은 지녀야 제대로 된 맛을 낼 수 있는 것일까?
# 소설 속 한 장면
刘十三努力在拖拉机车头中保持平衡,用那张小桌子做 试卷。
“你不是还没吃饭,莴苣炒肉,吃不吃?”
소설에서 리우스산의 할머니는 동네에서 친구들과 마작을 즐기다가 손자를 트랙터에 태우고 집으로 돌아간다. 덜컹거리는 트랙터에서 어찌어찌 책상을 펴고 시험공부를 하는 손자에게 할머니는 "밥 아직 안 먹었지? 莴苣炒肉워쥐차오로우 먹을래? 하고 묻는다.
많이 배우지 못한 할머니가 공부하겠다고 시험지를 붙들고 앉아 있는 손자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어쩌면 이 요리였을지도 모른다.
평소 투박하고 거칠게 표현하는 할머니지만, 속으로는 기특한 마음이 컸을 것이고, 그 마음을 드러낸 나름 따듯한 표현이 "莴苣炒肉(워쥐차오로우) 먹을래?"였을지도 모른다. 손자에 대한 애정이 담긴, 할머니에겐 조금 더 특별하고 신경 쓴 요리가 莴苣炒肉(워쥐차오로우) 는 아니었을까 추측해 본다.
아래와 같은 글을 보면, 손자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혹은 특별한 손님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莴苣炒肉를 만들던 할머니가 비단 리우스산의 할머니뿐만은 아니었던 듯하다.
对于莴笋炒肉,我哥应该更有发言权。因为在我的记忆里,我 小学时回老家过暑寒假,那时候他在读初三或高中,婆婆经常做莴笋炒肉丝给哥哥吃。我是因为这样,才记住莴笋炒肉,还有它的香味的。
워쥐차오로우에 대해서는 우리 오빠가 할 말이 더 많을 거다. 내 기억에는 초등학교 시절 시골에 가서 방학을 보냈는데, 당시 중학교 3학년이나 고등학생이어던 오빠에게 할머니는 워지차오로우를 자주 해 먹이셨다. 그랬기에 워쥐차오로우와 그 요리의 맛과 향이 기억난다.
今天吃莴笋炒肉! 小时候家里一来客人奶奶就给做莴笋炒肉,我学到了精髓 嘿嘿
오늘은 莴笋炒肉(워쥐차오로우)를 먹었다! 어릴 때 집에 손님들이 오면 할머니가 莴笋炒肉(워쥐차오로우)를 만들어 주셨기에, 제대로 된 요리법을 배워놓을 수 있었다.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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