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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의 증상들

2025년 9월 29일 월요일

by 제갈해리

오늘은 조현병의 증상들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다음은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가져온 자료다.


조현병은 질병 시기별로 다양한 증상이 발생되는데, 대표적인 증상은 양성 증상과 음성 증상, 말과 행동이 혼란스러운 와해 증상, 우울 불안 등의 기분 증상, 기억력 및 집중력 저하 등의 인지 증상 등이 있다.

양성 증상은 정상적으로는 없는데, 병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으로, 환청, 환시, 피해망상, 과대망상 등을 말한다. 뇌 특정 부위에서 도파민이 과다 분비되면 양성 증상이 발생한다.

음성 증상은 정상적으로는 있어야 하는데, 병적으로 없어진 증상으로 무언어, 무활동, 무의욕, 무관심 등이 포함된다. 특정 뇌 부위에서 도파민 활성이 저하되면 음성 증상이 발생한다.

피해망상이나 환청을 실제 벌어지는 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그로 인해 불안이나 우울, 불면, 식욕 저하 등의 기분 증상이 흔히 생긴다. 정신 증상으로 인한 에너지 소모가 극심해 실제 일상생활에 집중하기 어려우며, 인지기능 저하가 동반되기도 한다.

증상이 심하면 환청이나 망상을 사실로 믿기 때문에 '병은 없으며, 치료도 불필요하다.'라고 믿는 등 병에 대한 인식(병식)이 없는 경우가 흔하다. 치료를 받고 증상이 호전되면 본인이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 있다고 생각이 서서히 변하게 된다.

- 환자들의 주된 호소
• 남에게 들리지 않는 소리가 들린다.(환청)
• 남에게 보이지 않은 것들이 보인다.(환시)
• 주변 사람들이 내 생각을 알고 있다.
• 주변사람들이 나를 감시하거나 해치려 한다.
• 머릿속이 혼란스럽고 불안하다.

- 가족들이 감지하는 변화
• 혼잣말을 하거나 웃는다
• 주변 상황이나 신체 상태에 과도한 의심과 집착을 한다
• 말의 앞뒤가 맞지 않고 횡설수설한다
• 무표정하고 대화를 하지 않으며 매사 게을러졌다
• 대인관계나 사회활동 없이 혼자만의 세상에 고립되어 지낸다.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


나 역시도 조현병의 여러 증상들을 경험했다. 양성 증상과 음성 증상은 물론, 와해 증상, 기분 증상, 인지 증상 모두 겪었던 적도 있었다.


내 증상은 주로 양성 증상이 80% 이상을 차지했는데, 양성 증상의 대표적인 증상인 환각과 망상 장애가 있었다. 환각은 주로 환청이나 환시로 나타났고, 망상은 피해망상이나 과대망상 등으로 나타났다. 환청이나 환시는 누군가의 눈빛이나 말, 행동이 나에게 하는 것처럼 들리거나 보였는데, 그럴 때마다 나는 정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망상은 누군가가 나를 해치려고 한다거나 감시한다거나 하는 피해망상과 신적인 존재나 외계인이 있을 거라는 과대망상이 있었다. 양성 증상이 심하게 나타난 시기가 바로 대형 사고(트리플 대형사고1, 트리플 대형사고2, 트리플 대형사고3)가 발생한 시기였다.


20% 정도가 음성 증상과 기타 증상들이었는데, 음성 증상은 내가 꼬북이의 집에 머물 때 나타나 6개월 동안 계속되었다. 씻지도 않고, 누워 잠만 잤으며, 오로지 하는 것은 먹고 자고 싸는 것밖에 할 줄을 몰랐다. 꼬북이와 산책을 하고(코로나 시대의 산책), 집 밖을 나가기 시작하면서 음성 증상은 고쳐졌지만, 그때의 나는 정말 폐인이 따로 없을 정도였다.


기타 증상, 그중에서도 말과 행동이 혼란스러운 와해 증상이 있었을 때는 글을 쓰기도 힘들고, 말을 논리 정연하게 할 수가 없어서 사람들과 의사소통하기가 정말 힘들었다. 또, 우울이나 불안 같은 기분 증상이 있을 때에는 감정기복이 심해지면서 걷잡을 수 없이 불안하고 우울해졌다. 기억력, 집중력 저하 같은 인지 증상이 있을 때에는 마치 내가 바보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어떤 것에도 집중하지 못해 성인 ADHD는 아닐까 의심한 적이 있었다.


조현병의 증상은 정말 다양한데, 이 증상들이 한꺼번에 나타난다고 생각해 보면 정말 끔찍하다. 정말 정신을 제대로 차릴 수가 없을 정도로, 힘이 드는데, 일은커녕 일상생활조차도 하기가 어렵다.


또, 주변 사람들도 조현병 환자를 대하기가 난감하다. 나는 주로 혼잣말을 하기도 하고, 주변 상황이나 사람에 대해서 과도하게 의심하거나 집착하기도 하고, 횡설수설하기도 하고, 매사 게을러지기도 하고, 집 밖에 나가지 않고 은둔생활을 하기도 했다. 그래서 가족들이나 지인들이 나를 대할 때 많이 힘들어하기도 했다. 지금 생각하면 주변 사람들에게 미안할 따름이다.


다행히 지금은 증상이 발현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병원에 주기적으로 가서 약을 처방해 오고,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 그래서 조현병 증상이 꽤 가라앉았고, 일상생활도 어느 정도 잘해나가고 있다.


요즘 뉴스기사를 보니, 조현병 치료제, 신약들이 개발되었다는데, 조현병에 획기적이고 확실한 치료제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음번에는 조현병의 치료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겠다.


조현병의 증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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