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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의 소리에 집중하자

2025년 10월 20일 월요일

by 제갈해리

조현병 환자들이 많이 겪고 있는 증상은 바로, 환청이다. 환청은 정말 많은 정신적 고통을 동반하는데, 실제 들리지도 않는 가상의 소리가 내 귓가에 실제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이 환청은 환시와 함께 발현되면 그 효과가 더 커지기 때문에 약물로 증상을 반드시 완화시켜야 한다.


내가 환청 증상이 심했을 때에는 벽에서 구두를 신은 사람들이 계단을 뛰어내려오는 소리가 들리기도 했고, 대개는 나를 죽인다는 소리가 들리거나 나를 싫어한다는 소리가 들렸다. 이것은 엄청난 공포로 다가왔다. 누군가가 나를 싫어한다고, 죽인다고 한다면 과연 기분 좋을 사람이 있겠는가. 오히려 두렵고 무서워 벌벌 떨고 있을 것이다. 나는 그런 예민한 상태까지 갔었는데, 그때 약물을 복용하지 않았으면 큰일이 벌어졌어도 벌써 벌어졌을 것이다.

환청 증상은 망상과 함께 동반되는 경우가 대다수인데, 망상과 연결지어 누군가가 나를 감시한다고 생각하거나 어떠한 신적인 존재나 외계인이 실재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그렇다. 나는 이상하게도 데이트 상대를 만날 때마다 그런 상태가 되어 상대방을 의심하고, 무서워하기까지 했다. 상대방들은 내가 갑작스럽게 보이는 이상 행동에 당황스러워하기도 하고, 불쾌함을 느끼며 떠나가기도 했다.


환청 증상을 극복할 방법은 없을까. 실재하는 것 같이 들리지만, 나를 향한 안 좋은 소리가 들릴 때에는 실재하지 않는다고 스스로에게 최면을 거는 것이 좋다. 그리고, 안 좋은 소리가 들리게 되면 바깥의 소리에 집중하지 말고, 내면의 소리에 집중해 보자. 무슨 말인고 하니, 내 마음의 소리에 집중해 보자는 것이다. 내 마음은 안 좋은 소리에 흔들리지 않고,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지 않은가. 그러니, 내 마음의 소리에 집중해 사람들을 안 좋은 시선으로 보지 말고, 부드러운 시선으로 보고, 왜곡된 생각으로 사람들을 대하지 말자.


물론, 바깥의 왜곡된 소리에 마음이 크게 흔들릴 수도 있겠지만, 차츰 연습하고, 내 마음을 다잡다 보면 그것들이 실재하는 소리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바깥의 안 좋은 소리들이 강하게 들릴 때에는 반드시 약을 먹고, 안정을 취해주어야 한다. 그래야 불안과 공황 상태에서 벗어날 수가 있다.


모든 조현병 환자들이 환청 증세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 모든 조현병 환자들이 조현병과 공생하며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기를 바란다.


내면의 소리에 집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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