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10일 월요일
조현병을 앓다 보면 제일 억울할 때가 있는데, 그건 바로 사람들이 범죄와의 연관성을 말할 때다. 조현병 환자들이 범죄를 딱히 저지르는 것도 아닌데, 범죄자들이 조현병 환자였다는 것만으로 모든 환자들이 범죄자 취급을 받는 것이 너무 억울하다. 사람들은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부분만으로 전체를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조현병 환자들의 대부분은 선량한 시민이다. 조현병 환자들은 오히려 착하고, 내성적인 부분이 많은 사람들이다. 정신질환도 악하고 모진 사람은 잘 걸리지 않는다. 착하고, 내성적이기 때문에 정신질환에 취약한 것뿐이다.
조현병 증상의 대부분은 망상과 환청의 시달림에 있다. 망상과 환청에 시달리다가 멘털이 붕괴되어 버리기 때문에 멘털이 붕괴되기 전에 약물조절과 비약물치료(상담, 인지행동치료)를 통해 증상이 발현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멘털이 붕괴되면 그때는 환자의 잘못된 신념대로 행동해 버리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어떤 비정상적인 행동을 할지 모르기 때문에 극단적인 행동을 할 때는 즉각적으로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거나 신체를 구속해 정신병원으로 이송해야 할 수도 있다.
범죄가 일어나는 것은 극단적인 행동을 방치했을 경우다. 자살을 시도한다거나 타인에게 위협이나 폭력을 가하거나 한다면 사건,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경찰, 의사 등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오랫동안 약물 치료를 받지 않고, 증상을 방치했을 경우에는 범죄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지만, 평소에는 조현병 환자들이 범죄를 일으킬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오히려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 범죄자들이 범죄를 일으킬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할 수 있다.
부디 사람들이 더 이상 조현병 환자를 범죄자 내지는 위험한 사람으로 인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조현병 환자가 범죄를 일으킬 가능성은 일반 범죄에 비해 그리 높은 편도 아닐뿐더러, 조현병 환자의 대부분은 타인에 대한 공격을 의도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에게 처한 증상에 시달려 괴로워하고, 무서워하는 사람들이 조현병 환자들이다.
우리도 우리가 조현병에 걸리고 싶어서 걸린 것이 아니다. 병과 공생하면서 힘든 일들이 정말 많지만, 그래도 병을 차츰 극복해 나가면서 사회에 적응해 나가고 있다. 이런 조현병 환자들을 부디 따뜻한 시선으로 봐주고,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인정해 주길 바란다. 조현병 환자들이 행복하게 살아가길 바라면서 이 글을 마친다.